[도시樂]'더위탈출' 어느 해수욕장으로 떠나볼까?
입력 2019.06.26. 11:19 수정 2019.06.27. 13:50 댓글 0개매주 토요일은 활어잡기, 보성 율포
두말하면 잔소리, 완도 신지명사십리
아늑한 해변경관, 여수 안도
물놀이·오토캠핑까지, 영광 가마미
아름다운 낙조 포인트,함평 돌머리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눈과 귀가 뻥 뚫리는 시원한 바다에 가야할 때가 왔다.
전남에서는 지난 6월22일 보성 율포를 시작으로 53개 해수욕장이 7월에 일제히 개장한다.
철썩이는 파도에서 즐기는 물놀이가 전부가 아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곰솔숲에서의 산책,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각종 놀이콘텐츠, 바다 위 아찔하게 즐기는 해양레포츠까지 재밋거리가 넘친다.
무더위로 지친 일상, 전남 해수욕장에서 힐링하자.
전남에서는 올 여름 모두 53개 해수욕장이 개장한다. 이 중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가볼만한 5곳을 소개한다.
남해안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보성율포솔밭해수욕장은 요즘 가장 '핫'하다.
'축제통합'을 선언한 보성군이 5월부터 매주 토요일 율포해변에서 선보이고 있는 활어잡기 페스티벌이 회를 거듭할수록 대박행진을 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1.2km에 달하는 백사장과 50~60년생 곰솔숲 또한 이곳의 자랑. 앞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을 바라보며 걷는 산책도 일품이다.
바로 옆 워터파크 해수풀장은 물론 해수녹차센터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전남의 대표 해수욕장으로 뽑힌다.
무려 3.8㎞에 달하는 백사장과 얕은 수심, 완만한 경사 덕에 안전한 물놀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친환경·안전 해변만 받을 수 있다는 덴마크 국제 환경교육재단의 '블루 플래그'를 국내 최초로 인증한 곳이기도 하다.
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 외에도 다시마 해수찜 등의 다양한 체험 활동도 가능하다.
여수 금오도에서도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안도에 위치한 안도해수욕장은 몽돌해수욕장과 함께 풍광이 멋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고운 모래와 에메랄드빛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데 수심 4m까지 보일 정도다.
해수욕 후 해발 200m의 상산 비렁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광주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영광 가마미해수욕장은 맑은 바닷물과 고운 모래 덕에 해수욕, 모래찜찔하기 좋은 곳이다.
특히 2천여그루의 곰솔나무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향까지 더해지면 해변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매년 여름 개장 기간동안 지역주민이 참가하는 해변가요제도 볼거리 중 하나. 해수욕장 옆에 오토캠핑장이 별도로 조성되어 있는 점도 특징이다.
함평 돌머리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낙조가 킬링포인트다.
1km에 달하는 은빛 찬란한 백사장과 그 뒤로 펼쳐지는 울창한 곰솔숲은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백사장 내 인공풀장이 있는 점도 특징이다.
개장 기간 동안 가족단위 피서객을 위한 갯벌체험과 장어잡기 이벤트도 열린다.
뉴스룸=이재관기자 skyhappy12@srb.co.kr·김경인기자 kyeongja@srb.co.kr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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