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뉴스후] '윤한덕' 새긴 닥터헬기 운행···정신 잇기 활활

입력 2019.06.26. 08:03 수정 2019.06.26. 08:03 댓글 1개
'참의료인 귀감' 윤한덕 순직 5개월
전남대 의대 중심 추모사업 다채
산업재해 인정…응급의료 기여상
사회헌신 공로 유공자 지정 과제

지난 2월 설 연휴 전국 응급의료 체계를 점검하느라 자리를 지키다가 쓰러져 순직한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그가 떠난 지 5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 안팎에서는 ‘참의료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윤 전 센터장이 도입을 추진했던 ‘닥터헬기’가 그의 이름을 내걸고 오는 8월부터 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전남대 의대 동창회를 중심으로 한 윤한덕 추모실무위원회에 따르면 그가 떠난 후 모금활동을 통해 5억6천만원의 기금이 모아져 그의 정신을 기리는 평전 출간과 함께 후배들에게 정신을 잇기 위한 ‘윤한덕상’이 제정됐다.

고인의 모교인 전남대 의대동창회는 그간 추모활동을 통해 1천700여명으로부터 5억6천여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일부를 윤 센터장 유족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평전 출간과 ‘윤한덕상’ 등 정신계승사업에 쓰기로 했다.

평전은 고인의 업적과 의료발전을 위해 쏟아온 열정을 담아 내년 2월 1주기를 맞아 발간될 예정이다.

서해현 추모실무위원회 위원장은 “윤 센터장이 세상을 향해 간곡한 절규를 남긴 채 돌연히 우리 곁을 떠나갔다”며 “이를 애도하기 위해 추모기금을 모아 유족을 위로하고, 나아가 윤한덕의 정신을 계승해 의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사후에 의미 있는 상도 받았다.

윤 전 센터장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응급의학회 학술대회’에서 ‘Special Award of ICEM 2019’에 선정됐다. 이 상은 국내외 응급의료 발전에 기여한 응급의학 전문의에게 시상된다. 이 상은 가족이 대리 수상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 도입을 적극 주장했던 윤 전 센터장을 기린 ‘닥터헬기’도 도입된다. 그가 응급의료시스템의 새로운 차원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이끄는 중증외상팀은 올 8월 국내 최초로 야간에도 출동하는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를 띄운다. 우리나라에 7번째로 도입되는 이 닥터헬기에는 윤 전 센터장의 이름과 아틀라스가 새겨진다. 아틀라스는 지구를 떠받치듯 고인이 온 몸이 부서져라 이 땅의 아픈 이들을 지켜냈다는 숭고한 의미도 포함됐다.

이 ‘닥터헬기’는 대형 헬기인 H225로, 기존 닥터헬기 6대보다 큰데다 최장 1천135㎞까지 비행할 수 있어 전국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

이 ‘닥터헬기’는 경기도내 학교 운동장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 같은 지원은 대구시 등 전국 지자체로 확산 추세다. 이 역시 윤 전 센터장이 ‘닥터헬기’ 착륙장을 늘리기 위해 국회까지 찾아가며 발로 뛴 성과다.

이국종 교수는 “윤 센타장은 자신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살았다”며 “현재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어느 곳에도 윤 센터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부분은 없다. 우리는 윤한덕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국가유공자 지정은 남겨진 과제다.

허탁 전남대 의대 교수는 “과거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희생자에게 지정됐던 유공자는 이제 국가와 사회발전에 헌신적으로 공헌하거나 희생한 사람에게 주는 선정기준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가 됐다”며 “국내 민간인 신분 국가유공자 지정은 단 2명 뿐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전 센터장은 많은 연봉의 유혹을 뿌리치고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힘써오다 과로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윤 센터장이 1억원의 대출을 통해 20년 넘는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전업주부인 윤 전 센터장의 부인은 당장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아들의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 이건어때요?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