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세월호 조사방해' 1심 선고…유족 "이게 법이냐" 통곡

입력 2019.06.25. 16:43 댓글 0개
유가족 30여명, 노란조끼 입고 법정 찾아
재판부 "선고 이후 원만한 법정질서 부탁"
조윤선 등 피고인 집행유예, 안종범 무죄
유족, 법정서 "내 새끼 내놔라" 대성 통곡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25일 오후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와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마친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19.06.25.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세월호 특조위 방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진행된 25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개정 시간인 오후 2시였다. 노란 조끼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 관계자 30여명은 일찍이 재판장을 찾았다.

개정 시간이 가까워오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병기 전 비서실장,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차관이 피고인석을 채웠다. 이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았다.

선고공판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 심리로 시작됐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들이 2018년 3월 기소된 이후 1년3개월간 재판을 진행해왔다. 피고인 유무죄를 떠나 재판부로서도 희생자에 대한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 말씀을 전한다"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특조위 활동이 종료된 것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오늘 재판은 피고인들의 행위와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 여부가 정점이고, 정치·도덕적 책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다. 판결 결과에 대해 각자 입장에 따라 불만이 있겠지만 선고 후 법정 질서를 원만히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약 50여분 후 조 전 수석, 이 전 실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안 전 수석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 전 장관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윤 전 차관에 대해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전원이 실형을 면한 것이다.

판결이 내려지자 법정을 채웠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울분을 토했다. 선고 이후 법정 질서를 원만히 유지해달라는 재판부의 50여분 전 당부는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의미가 없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세월호 특조위 방해사건 1심 선고가 내려진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91.06.25. photo@newsis.com

한 유가족의 "어떻게 이런 판결을 낼 수 있느냐"는 외침을 시작으로 다른 유가족들의 원성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다른 한 유가족은 "내 새끼 내놓으라"며 "이게 법이냐"고 법정 바닥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을 마친 법정은 폐정돼야 했고, 밖으로 나온 유가족은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세월호 희생자 고(故) 김건우 군의 아버지인 김광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정말 허탈하다.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거냐"면서 "판결을 들으면서 줄곧 '죄는 있으되 본인이 책임을 안져도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 책임자들의 처벌을 부탁해야 되느냐"고 말했다.

고 이재욱 학생의 어머니 홍영미씨는 "대한민국 법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가. 304명을 수장시킨 책임자들이 무죄 판결, 집행유예가 웬말이냐"면서 "재판장님의 양심은 이렇게 밖에 판결을 내리지 못하나. 제대로 판결해주는 재판장을 만나 다시 판결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재판이 끝나고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던 한 유가족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2~3일 내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은 2017년 12월 해수부가 자체 감사를 통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9.06.25. photo@newsis.com

당시 해수부는 일부 공무원들이 내부 법적 검토를 무시하고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축소했으며,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대응 방안' 문건을 청와대와 협의해 작성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3월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어 조 전 수석, 이 전 비서실장, 안 전 수석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5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전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조 전 수석, 이 전 실장, 김 전 장관에 대해 징역 3년, 안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에 대해선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김 전 장관·윤 전 차관과 함께 해수부 소속 실무자로 하여금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결정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대응체계 구축을 지시하고, 특조위 파견 공무원들이 특조위 동향 파악을 해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실장과 안 전 수석은 해수부 소속 실무자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조사 안건 부결을 위한 기획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있다.

ohne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사건사고 주요뉴스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