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청

이번주 회식은 여기 어때? 우산동 한마음 맛의 거리

입력 2019.06.25. 14:50 댓글 0개
광산구 먹자골목 스토리텔링③ 우산동 한마음 맛의거리

저녁 6시, 손님들이 밀려오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홀이 가득 찬다. “위하여~” 짠하고 잔 부딪치는 소리로 왁자지껄. 밖에는 번호표를 뽑고 대기 중인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산동 먹자골목 ‘한마음 맛의거리’는 동곡동 꽃게장거리, 송정동 향토떡갈비거리처럼 하나의 음식으로 유명세를 탄 거리는 아니다. 20년간 상인들은 각자의 가게를 꾸리며 꾸준하게 골목을 키워가고 있다. ‘한마음’이란 거리 이름에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을 ‘한마음으로’ 제공하겠다는 상인들의 마음이 담겼다. 

우산동 한마음 맛의거리에서 고기맛집으로 정평난 ㅎ목장

거리에는 공공기관, 종합병원, 아파트 단지, 대학교, 하남‧평동산단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가는 사람들의 연령층과 계층이 다양해 해산물, 육고기, 곱창, 해장국, 선술 식당 등 먹거리의 선택폭이 넓다. 영화관, 노래방, 당구장 등 오락시설까지 갖춘 것도 이 거리의 특징이다. 

한마음 맛의거리 일대가 처음부터 북적였던 것은 아니었다. 1999년 즈음 우산동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은 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이었다. 그리고 현재의 자리엔 본래 대규모 쇼핑센터가 들어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무산되면서 거리는 공터와 다름없이 황량했다. “이미 상권이 잘 되어 있는 거리보다 비교적 초기 자본이 적게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몇몇 사장들이 호기롭게 도전했지요. 그때는 다들 젊었으니까. 지금도 초기 멤버 중에 저(하남낙지마당)랑 서울곱창, 산타페포장마차 등은 여기 지키고 있죠.”

우산동 한마음 맛의 거리 ⓒ김연성

한마음 맛의거리의 성장 비결은 ‘상생’이다. 최정수 상인회 회장에 따르면, 당시 20~40대 젊은 사장들은 “함께 잘되는 것이 손님을 끌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동의하고 손을 잡았다고 한다. 그들은 각기 다른 식당과 오락시설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손님들에게 먹혔다. 몇 년 후 사장들은 상가번영회를 결성했다.

회원들은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대신 서비스에 집중한다. ‘다른 곳보다 기본 찬을 늘려 전라도의 풍성한 식탁을 느끼게 하기’, ‘식재료는 직접 산지에서 공수해 싱싱한 맛을 보여드리기’ ‘오가는 손님들이 더 안전하도록 거리 배너와 에어라이트를 없애고 깨끗한 거리 유지하기’ 등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몇 십 년을 유지해온 식당들이 꽤 많고 잘 된다. 네이버, 다음, 인스타그램 등에 광주맛집을 검색해보면 시민들의 후기가 많은 곳 다섯손가락 안에 자체브랜드들이 꼽힌다. 

우산동 한마음맛의거리 곱창요리 맛집 ㅅ곱창 ⓒRusia Park

위기도 있었다. 2005년 일명 ‘80m도로’라고 불리는 무진대로 개통으로 한때 고객들을 더 큰 상권인 상무지구 등으로 빼앗겼던 것. 상인들은 거리를 살려내기 위한 해결책을 이 거리를 넘어 마을과의 상생에서 찾았다. 하나의 가게와 가정을 1대1로 묶어 반찬 지원해주기, 주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등이 그것이다.

마을과 함께하며 한마음 맛의거리엔 더 큰 신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것. 입소문을 낼 뿐만 아니라 마을사업을 수립할 때도 거리를 살려낼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했다. 공영주차장까지 들어서면서 한마음 맛의거리는 안팎으로 한층 더 성장해졌다.

우산동 한마음맛의거리 낙지요리 맛집 ㅎ식당

‘이름에는 힘이 있다’는 말이 있다. 우산동 한마음 맛의거리도 그 힘이 작용하는 듯하다. 상인들은 이름처럼 더불어 잘 살겠다는 선한 생각을 한마음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 마음이 거리에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다. 서로 잘되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 이들이 앞으로 우산동과 광산구, 그리고 광주와 함께 100년을 커나가길 한마음으로 빌어본다.

글 = 김혜수(자유기고가), 사진 = 김연성(소촌동) 외

* 사진으로 소개된 식당들은 광산구 먹자골목 맛집 추천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이 추천한 맛집 베스트3입니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