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세종 혼자 만든 것 아니다?···영화 '나랏말싸미'
입력 2019.06.25. 14:37 댓글 0개【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배우로서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것이 벅차지만 영광이기도 했다. 사극은 세 번째다. '사도'(감독 이준익·2015)에서 영조를 연기하고 또 다시 왕을 연기하는데,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군을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됐다."
송강호(52)가 25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서 세종대왕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인간적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만인의 위에 있는 왕의 모습뿐 아니다. 백성을 위해서라면 신하들과의 타협과 논쟁을 서슴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안 하면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종대왕 이야기는 많지만 고뇌, 고통 등을 심도 깊게 전하는 작품을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사도'로 춘사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한 조철현(60)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세종대왕이 사대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천대받던 신분인 불교승려 신미와 '훈민정음'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박해일(42)이 신미 스님, 전미선(49)이 소헌왕후 역을 맡았다. 박해일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불경을 기록한 언어인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등에 능통하다. 그래서 한글을 만들려고 했던 세종과 인연이 닿았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박해일은 배역을 위해 머리를 밀기도 했다. 조 감독은 "실제 스님들과 같이 삭발식도 했다. 천년고찰에서 영화를 많이 찍었다. 그 곳에 있는 스님들이 자부심이 강하다. 박해일이 자기들보다 더 스님 같다고 하더라. 신미스님에게 완전 빙의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전미선은 "소헌왕후는 세종대왕과 신미스님의 중간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여장부 같이, 두 남자를 더 크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신분과 종교를 뛰어넘어 오로지 백성을 위해 마음과 뜻을 한데 모은 인물들의 이야기다. 조 감독은 "한글의 창제 원리와 과정을 씨줄로 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세종대왕, 소헌왕후, 신미스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많은 이들의 인연을 날줄로 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7월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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