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창작소

그 여행이 알고싶다

입력 2019.06.25. 13:15 댓글 0개
#청춘 #새로움 #만남
#광주 #20대 #선착순 #즉흥여행

평범한 도시 속 시끌벅적한 단체 손님이 찾아왔다.

그 여행은 마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의 휴식 같은 느낌이었다. 

4월 28일, 그 날 ‘거제’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인가?


#하루사이 #따라가보았다

우리는 지난 4월 ‘하루사이’라는 단체에 대하여 제보를 받았다.

광주에서 20대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여행을 떠나는 단체, ‘하루사이’

우리는 ‘하루사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 여행이 궁금해져 4월 여행에 따라가 보았다.

4월 하루사이 여행지는 ‘거제’


4월 28일 오전 8시 30분, 

첫 탑승지인 조대부중 앞에는 45인승 버스가 정차되어있다. 

버스를 탑승하면 명단을 확인하고 배정된 자리에 앉게 된다. 

출발 시간이 되면 버스는 출발 하고, 다음 탑승지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조선대, 전남대, 상무지구에서 탑승을 모두 마친 버스는 거제도로 출발했다.

참가자가 탑승을 마치고, 버스가 출발하자 한 여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광주지역 20대들의 즉흥여행 커뮤니티 하루사이입니다.

저희 하루사이는 자차가 없고, 여행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20대들을 위하여 최소한의 금액으로 버스를 대절하여 여행을 떠나고 있는 단체입니다.

오늘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반갑습니다. 여러분 모두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하루사이와 함께 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사이는 광주 지역 20대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 커뮤니티다. 참가자는 매 월 선착순으로 인원을 모집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여행을 떠난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광주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었고, 신청을 할 때 미리 조 편성 의사를 체크하여 조 편성을 원하는 사람끼리 하루사이가 조를 편성해주고 하루 동안 같이 여행을 하게된다.

조 편성을 원치 않는다면 교통편만 이용하여 하루동안 여행지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친구들끼리 신청한 경우는 대부분 조 편성을 이용하여 다른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싶어했고, 조 편성을 원치 않아 교통편만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커플이 대다수였다.

시간이 흐르고 푸른 바다의 모습이 창밖으로 펼쳐졌다. 배가 고파 시간을 확인해보니 점심시간이었다. 잠시 후 버스가 정차했고, 하루사이 측에서는 자유롭게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와달라고 안내하였다. 여행 중 점심식사는 조별로 자유롭게 진행된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로 돌아와보니 국밥, 중화요리, 분식 등등 다양한 메뉴를 먹고 돌아오는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여행지들을 향해 출발했다. 이 날 하루사이의 여행지는 매미성, 바람의 언덕, 병대도 전망대 총 3곳이었다. 각 여행지에 도착하면 참가자들은 내려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버스 탑승시간을 지켜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각 여행지에서 참가자들은 서로의 인생샷을 건져주고, 돌아다니면서 처음과는 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여행 초반에는 처음 와보는 거제와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여행지에서 여러 조가 같이 다니며 조별 사진도 찍어주고 같이 이야기 나누며 걷다보니 우리는 하루사이 조금은 특별한 사이가 되어있었다. 

#하루사이 #참가자에게 #물었다

우리는 여행을 마치고 이날 참가자 중 한 명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광주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김양. 김양은 우리에게 이 번 여행이 자신의 하루사이 두 번째 여행이라고 설명하였다. 

Q. 평소에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지?

여행을 좋아한다. 시간이 되면 될 때마다 꼭 여행을 떠나곤 한다. 주로 같이 여행을 가는 사람이 친언니인데, 친언니랑 방학이 되면 빠지지 않고 여행을 다녀온다. 언니는 직장인이고, 나는 대학교 재학 중인데 서로 여행 스타일이 잘 맞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해서 서로의 스케쥴을 맞춰 자주 여행을 다닌다.

Q. 여행을 왜 좋아하시는지?

우선 여행은 나의 기분을 전환 시켜준다. 기분전환은 물론이고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도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한 번은 언니랑 스위스 여행을 할 때 겪은 일인데, 에어비앤비 주인인 릴리 아주머니를 만났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시기가 스위스 국경일과 겹쳤는데, 스위스에 대해 잘 모르는 나와 언니를 데리고 불꽃놀이도 같이 갔던 경험이 있다. 릴리의 집에서 4일동안 지냈는데, 그 동안 정이 많이 들어 떠나는 날 서로 가지말라며 부둥켜 안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또 여행에서 갑자기 부딪히는 일들도 당시에는 당황스럽고 힘들지만, 나중엔 추억이 되어서 시간이 지나 그 일을 떠올리며 행복감을 느낀다. 

Q. 하루사이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평소에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는 편이다. 친구들과 시간날 때 마다 여행을 가곤 하는데, 중간고사 끝나고 어디를 여행할지 고민하다가 친구 한 명이 하루사이를 이야기했다. 하루사이에 가면 새로운 만남이 많이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신청했다. 소문대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우리 조에는 나와 친구 말고 언니 한 명과 오빠들 3명이 있었는데, 다들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다보니 많이 친해진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조는 다음 주에 따로 만나기로 했다. 

Q. 오늘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면?

신기하게 우리 조 사람들이 모두 술을 좋아한다. 점심 먹을 때는 다들 낯가리느라 술을 안먹었다. 첫 번째 여행지인 매미성에서 한 시간 반의 여행시간이 주어졌는데, 우리 조는 여행을 다 하고 시간이 남았었다. 여행지 안에 주막처럼 파전이랑 막걸리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 조는 그 주막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여행지에 오르막길이 많아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그 곳에 앉아 파전에 막걸리를 먹었던 것이 너무 좋았다. 그 곳에서 파는 막걸 리가 수제 막걸리었는데 그 막걸리 맛이 아직도 생각난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과 처음 술을 먹는 거였지만 너무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Q. 하루사이 여행에서 불편했던 점이 있었다면?

마지막 여행지였던 병대도 전망대가 가장 아쉬웠다. 전망대에서 주차장까지 거리가 멀고 경사가 가팔랐다. 힘들게 올라간 시간에 비해 전망대 뷰가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Q. 하루사이의 여행에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조는 캐미가 잘 맞았다. 물론 여행마다 조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하루 동안 재밌고 놀려고 하루사이를 참가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하루사이에 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친해지는 게 쉬웠다. 또 여행지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공유하면서 더 많이 가까워졌던 것 같다. 또, 운영진 분들이 DSLR으로 인생 샷을 찍어 나중에 보정을 해서 보내주셨다. 사진이 취미라고 하시던데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나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하루사이 #기획자에게 #물었다

우리는 하루사이를 만든 김 군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김 군은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보건소에서 근무 중인 한의사다. 우리는 김 군을 만나 하루사이의 탄생스토리와,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여행에 대한 김 군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Q. 하루사이를 만들게 된 계기?

그 당시 나는 대학생이었다. 나는 평범하길 거부하는 성향이 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개 쩌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무도 시도 하지 않는 일을 내가 시도하여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고싶었다. 지금 와서는 하루사이를 만든 계기를 아름답게 포장하여 대학생들을 위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렇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 무작정 시작하게 되었다.

Q. 하루사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재작년 봄에 광양으로 놀러갔던 여행이다. 그 때 광양 매화축제와 시기가 겹쳐서 여행지에 도착하는데 만 4시간 반이 걸렸었다. 하필 그 여행이 하루사이가 잘 나가던 시기여서, 처음으로 버스 2대를 시도했던 여행이었는데,, 사람들이 기다리다 지쳐 버스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여행지로 걸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버스가 2대여서 참가자들의 불만도 2배였다. 그 이후로 다시는 버스 2대로 여행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매 여행지에서는 나도 모르는 상황이 터질 수 있기 때문에..ㅎㅎ

Q. 하루사이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차다고 느낄 때?

내 취미는 사진 찍기다. 항상 여행에 내 카메라를 가져가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을 찍고 여행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보정한다. 보정하고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면 참가자들이 기분 좋게 사진을 받는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도 보람차지만, 참가자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내가 찍어준 사진으로 변경됐을 때 가장 기분 좋다.

Q. 하루사이를 참가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하루사이를 통한 이성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는 만남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분들도 하루사이를 통해 건전한 만남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 사실 하루사이를 4년째 운영하면서 참가자들이 하루사이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을 많이 지켜봤다. 생각해보면 나는 단 한 번도 하루사이 참가자들과 썸을 타거나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내가 대표라서 다가오기 어려운 이미지였을까 생각도 하는데,,ㅠㅠ 여러분 저는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사이에 오셔서 부담없이 같이 좋은 인연 만들어봐요!

Q. 앞으로 하루사이의 계획?

사실 지금 나는 대학생이 아니라서 하루사이 안에서의 포지션 잡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대표 자리에서 내려온 지도 이제 일 년이 다 되어가지만, 내 뒤를 이어서 하루사이를 이어가고싶어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고맙다. 이 친구들을 중심으로 하루사이는 계속 발전하고 승승장구할 것이다.

Q. 광주에 타지 사람이 놀러온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은 여행지?

광주는 아니지만 광주와 가까운 화순 무등산 양떼목장이다. 광주에서 조금만 차타고 가면 되는데 굉장히 이국적인 경치와 재미있는 체험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Q. 국내 여행지 중 가장 매력적인 곳?

강원도. 물건이든 사람이든 뭐든 갖기 힘든 것이 더 귀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처럼 광주에서는 찾아가기 힘든 강원도를 갈 때마다 항상 만족스럽고 좋았다. 

Q. 나에게 여행이란?

지극히 내 주관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새로움 또는 두려움 이런 감정을 느끼는 순간을 모두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안 가봤던 새로운 길을 통해 가보는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같은 길을 가더라도 어느 날은 내가 잘 못 먹는 쓰디 쓴 아메리카노 하나 들고 마시며 걸어보는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상에서도 충분히 여행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야 만날 수 있는 휴식, 행복, 인연. 

하루사이를 통해 만나보는 건 어떨까? 글=에디터 박성연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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