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삼성 노조 와해' 경찰-노조 핫라인 정황 법정서 공개

입력 2019.06.25. 10:47 댓글 0개
나두식, 지난 22일 노조에 사퇴 의사 밝혀
노조 와해 재판서 핫라인 문건 다수 공개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이 지난해 7월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을 비롯한 전 정부 관계자를 '삼성 불법파견 방조' 혐의와 관련해 고발한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8.07.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노동조합 와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 측이 정보경찰을 통해 노조와 핫라인을 구축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회장은 최근 사퇴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 심리로 지난 18일 열린 이상훈 삼성전자이사회 의장 등 32명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에서 삼성 측이 작성한 '핫라인 운영 결과' 문건이 공개됐다.

이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4~2017년 임금 단체협약에서 전직 경찰청 정보국 소속 경찰관 김모씨가 당시 나 지회장과 핫라인을 운영하며 관여한 내용이 언급된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최모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역시 문건을 본인이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서 내용을 잘 모른다면서도 핫라인 존재 사실을 인정했다. 회사 외부 관계자가 사측과 노조 사이를 중개하는 핫라인으로 활동하며 노사협상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사측 안을 관철시켜 노조의 요구사항을 무력화시킨 걸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문건에는 2015년 당시 핫라인 운영결과 5개 사안 중 4가지가 사측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내용이 나온다.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자 나 지회장은 지난 2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핫라인 구축과 관련 김씨와 만난 사실이 있지만 이를 통해 사측에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당사자한테 사실이 아니라고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며 "(나 지회장 사퇴는) 앞으로 노조가 (사측과) 계속 싸우는 태세에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 지회장과 실무자급 위원 등은 지난해 4월 검찰 수사 당시 삼성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전략으로 인한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silverlin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