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공공조달시장의 혁신조달 ‘시그널’

입력 2019.06.24. 18:20 수정 2019.06.24. 18:20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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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광주조달청장

얼마 전 우연히 요즘 핫(hot)하다는 ‘커피 코카-콜라’라는 것을 마신 적이 있다. 커피와 콜라가 잘 어우러져 맛이 있었다. 탄산음료에 포함된 당분이 비만, 당뇨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계심이 실제 소비에도 반영되고 있다. 게다가 커피와 에너지 음료 등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시장의 변화에 따라 코카-콜라사가 고심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제로콜라에 커피를 더한 당 0g, 열량 0kcal의 ‘커피 코카-콜라’이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조달청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했다. 조달청의 뿌리는 1948년 한국과 미국사이에 원조협정에 따라 미국 측이 제공하는 원조물자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구로 임시외자총국이다. 이후 외자구매처와 임시외자관리청이 분리되었다가 1955년 다시 통합되어 외자청이 창설됐다. 이 후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따라 국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과 경제개발에 따른 물자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위해 1961년 10월 외자청을 폐지하고 조달청이 개설됐다. 현재 조달청은 내·외자 구매공급기능에서부터 정부시설공사계약, 주요물자의 비축, 정부물품관리, 품질관리, 국유재산관리 업무 등 그 영역을 확대해 왔다.

환경은 언제나 변해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조달청도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코카-콜라라는 한 기업이 처한 시장의 변화와 그 대응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의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조달청은 개청 70주년을 맞아 과거 ‘소극적 계약자’에서 ‘전략적인 조달자’로 새로운 역할 변화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등 정보통신기술이 각 산업에 접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융합 재창조 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보조를 맞춰 벤처나라와 혁신시제품 시범구매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벤처나라는 창업초기 벤처기업이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넘지 못하고 도산하는 현실에서 공공조달시장에 쉽게 진입하도록 나라장터에 별도로 구축한 전용몰이다. 한해 120조원에 이르는 공공 구매력을 활용해 ‘진입→성장→도약’하는 성장사다리를 만들어 창업·벤처기업 제품의 판로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10월에 개통한 벤처나라는 현재 128억 원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만개 상품 등록 천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벤처나라에 등록하여 ‘진입→성장→도약’한 중소기업을 예로 살펴보자. 이 업체는 본체의 교체 없이 전구만 바꿔도 되는 신제품(NEP) LED램프를 개발하고도 공공조달시장의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6년 10월 벤처나라의 개통과 동시에 입점한 이 업체는 2017년 1억 3천만 원, 2018년 3억 5천만 원으로 매출이 늘었고 우수조달물품 인증도 받게 돼 올해는 최소 3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기존 R&D 사업은 기술개발 위주의 목표 설정으로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R&D 개발 기술 19만 건 중 15만 4천 건이 휴면상태에 있다. 조달청이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시제품 시범구매 사업은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혁신 시제품을 조달청 예산으로 구매하여 수요기관이 사용하게 하고 그 결과를 기업이 피드백 함으로써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드론 미래자동차 등 8대 혁신 선도 사업, 안전과 건강 등 국민생활문제 해결 분야, 미세먼지 저감분야 등의 혁신 솔루션이다. 테스트 결과 성공제품은 우수조달물품 지정을 지원 한다.

조달청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쏟아지고 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술로 돌파구를 찾는 창업·벤처기업을 위해 공공조달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제품들을 공공분야에서 먼저 구매하여 초기 판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달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조달기업들이 혁신조달의 시그널(signal)을 받아 공공조달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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