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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평가 강화했다더니…사고 공기업 C등급 이상 나와
입력 2019.06.20. 21:23 댓글 0개"사망사고 등 안전평가 감안해 패널티 줬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지난해 잇따른 철도 사고로 사장까지 물러났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상위 등급을 받았다. 정부가 안전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 배점을 확대했다는 점과 배치되는 성적이라는 지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주재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보면 한국철도공사는 '양호'(B)등급을 받았다. S(탁월), A(우수),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으로 나뉘는 종합평가 등급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공공성 중심으로 경영평가제도를 개편했다. 안전·윤리경영·일자리·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엄격한 평가 잣대를 들이댔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브리핑'에서 "금년 평가는 안전, 일자리, 윤리경영, 상생 협력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비중을 확대했다"며 "안전, 채용비리 등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엄격히 평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는 전년 평가에서 보통(C) 등급을 받았다가 이번에 양호(B)등급으로 올라섰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잇따른 탈선 사고로 오영식 사장이 사퇴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8일 강릉선 KTX 열차에서 차량 10량이 탈선하면서 승객 198명 중 15명이 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서울행 KTX 열차가 대구역에서 30분가량 멈추는 사고도 있었다. 같은 해 11월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포크레인을 들이받아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전기공급·발전기 고장 등으로 열차가 지연되는 사고도 수차례 있었다.
한국철도공사뿐 아니라 '안전' 논란이 있었던 몇몇 공기업들도 이번 평가에서 보통(C) 등급 이상을 받으며 체면치레했다.
지난해 12월 새벽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가 일했던 한국발전기술의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도 보통(C)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이 사고로 위험성·유해성이 높은 작업의 사내 도급 금지와 안전조치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강화하는 '위험의 외주화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12월 10명의 사상자가 나온 강릉 펜션사고와 관련된 한국가스안전공사도 보통(C)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신완선 공기업 경영평가단장은 "사망사고 등 전부 안전평가를 감안해 패널티를 줬다"면서 "당연히 감점됐지만, 예방 지향적·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사고 1건이 전체 기관을 판단하기에는 다른 지표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은 "공기업, 준정부기관이 정부가 의도한 데로 주어진 사업을 효과적으로 잘하느냐를 판단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평가가 안 좋아도 점수가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gogogir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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