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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구시장 상인 일부 이전…"남는 이들 물리력 동원"
입력 2019.06.20. 11:28 댓글 0개"남은 상인, 물리력 동원 조속히 정리계획"
"식품위생 등 갈수록 심각…하루빨리 철거"
상인 측 "허울 뿐인 조건에 넘어가면 안돼"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노량진 구(舊)수산시장 상인 일부가 신시장 입주에 합의했다. 수협노량진수산은 입주신청이 마감되는 이달 말 이후에도 구시장 존치를 주장하는 상인들에 대해서는 강경대처를 강조했다.
안재문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는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힘들게 마련한 추가입주 기회"라며 "이달 말까지 입주하지 않고 끝까지 남는 구시장 상인들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조속히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구시장 부지는 5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상태를 잘 모른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갈등이 시작된 이후)지난 4년 간 유지·보수 공사를 한 번도 안 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출입하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 지 몰라 시설물을 수차례 폐쇄했는데 그 때마다 (구시장 잔류 상인들이) 훼손하고, 또 훼손했다"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품위생 및 시설물 안전 위협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라도 하루 속히 폐쇄·철거 절차를 강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협노량진수산과 구시장 일부 상인은 지난 4월부터 8차례의 협상을 통해 지난 19일 최종 입주합의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리 면적 확장 ▲구시장 관리비 8개월분 감면 ▲신시장 관리비 1년간 20% 인하 ▲입주상인에 한한 법적 소송 취하 ▲기입주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한 전체 판매자리 재배치 등의 조건이다.
수협노량진수산은 오는 26일까지 입주신청을 받고, 이달 말까지 입주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모든 절차가 끝나야 정확한 새 입주 인원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지난 협상 과정에서 입주 의향을 밝힌 사람들을 근거로 추산하면 50명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진짜 마지막 입주기회"라며 "(입주 가능성을 배제하고) 구시장 존치를 주장하던 상인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 그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알리고 공고를 붙이는 등 한 명이라도 더 입주하게 하기 위해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현재 구시장에 남은 영업소는 117개소다. 수협노량진수산 측은 실질적으로 상시 영업하는 상인은 이 중 70여개소 정도라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입주 절차가 완료 되면 실제 구시장 부지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남지 않을 것"이라며 "입주의사를 밝힌 사람 중 실제로 영업하는 사람이 90% 이상"이라고 했다.
한편 같은 시간 구시장 앞에서는 구시장 존치를 주장하는 상인들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수협노량진수산의 합의 조건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허울 뿐인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 현장에는 70여명의 상인들이 모였다.
'함께살자 노량진 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윤헌주 위원장은 "수협 측이 손해보는 건 하나도 없다"며 "합의를 이끌어낸 대책위원회 지도부가 결국 또 수협에 이용당한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자리 재배치 등의 조건은) 내가 뽑기를 잘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전부 같이 잘 돼야 시장이 잘 되는것이지, 나 혼자 잘 된다고 시장이 형성되느냐.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협 측의 보여주기식 기자회견에 절대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며 "남는 상인이 채 100명이 안 될 수도 있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를 움직이는 주인공이다. 절대 지는 싸움이 아니다"라고 독려했다.
또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다"며 "노량진 시장을 일부라도 남겨 구시장과 신시장이 공존하는 모습,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을 남기고 서울 한복판에 노량진수산시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는 구시장 건물 노후화 등을 배경으로 2005년 시작된 정책 사업이다. 구시장 일부 상인들이 협소한 공간과 비싼 임대료, 신시장 운영 등을 문제삼아 이전을 거부했고, 수협과 본격적인 갈등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수협 측은 2017년 4월과 지난해 7월·9월·10월 등 네 차례의 강제집행이 무산되자 11월 구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조처를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때 단전·단수 조치에 따라 140여개소가 신시장에 입주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 출입구 폐쇄, 4월25일과 5월20일 연이어 5·6차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등 구시장 폐쇄에 박차를 가했다. 구시장 상인과 수협 직원 간 폭행이 오가는 일도 비일비재해 양측의 갈등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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