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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담판 앞두고 전격 방북하는 시진핑…美 무역전쟁 겨냥

입력 2019.06.19. 16:36 댓글 0개
시진핑, 20~21일 이틀간 북한 국빈 방문
北매체에 '한반도 문제 기여' 이례적 기고
미중 G20 회의 무역 담판 앞두고 기싸움
"외교전의 성격으로 미국을 겨냥한 방북"
"미중 간 큰 게임 위해 지렛대 꺼내든 것"
中 한반도 중재자 역할 대북 영향력 과시
향후 北 행보가 북미대화 재개에 관건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다음 주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미중 무역전쟁 담판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20~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은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 측은 조선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하며, 대화를 통하여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측 및 해당 측들과 함께 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확대된 회담(extended meeting)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에 앞서 양국의 팀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에서 양국의 무역 분쟁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두샨베=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신뢰구축회의(CICA)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16.

미중간 정상회담에서의 무역협상 타결을 기회가 마련되면서 미중 양측은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G20 정상회의를 불과 9일 앞두고 전격 방북에 나서고 북한 매체 기고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행보란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G20을 앞두고 미중이 기싸움 벌이고 있는 것으로 외교전의 성격"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차례 초청했는데 가지 않다가 열흘도 안 남은 상황에서 방북을 하는 것은 미국을 겨냥한 회담"이라고 짚었다. 다시 말해 G20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으면 시 주석이 방북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핵 문제를 미중 갈등 해결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과시하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로동신문에 기고를 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의사소통과 대화, 조율과 협조를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주석 이후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다. 2019.06.1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남 교수는 "미중 간 큰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중국이 하나의 지렛대를 꺼내든 것"이라며 "트럼프한테 무역전쟁에 협조를 하면 당신의 관심사인 비핵화 문제와 북한을 움직여주고, 협조 안 하면 우리도 협조를 안 한다는 식이다. 다른 카드를 꺼내서 또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중국의 외교전술이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북핵 대화 재개'라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비핵화 방법론에서는 북한 편을 들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시 주석 기고문에서 '합리적 관심사 해결'에 대한 지지는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행동원칙'에 대해 지지한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서 북미대화 재개와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지는 북한의 향후 행보에 달린 것이란 지적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행보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실무협상에 나오면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이고, 대화를 거부하며 단계적 비핵화를 계속 강조하면 중국이 부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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