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초엽 "도저히 이해 못하는 무엇을 이해하려는 이야기"
입력 2019.06.19. 11:23 댓글 0개【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맞서는지를 다루고 싶었다. 예전부터 페미니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김초엽(26)은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표제작을 비롯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 7편이 담겼다.
포스텍 화학과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원생 때 실험을 하다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한 1년 정도만 글쓰기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전업작가를 하고 있다. 기회를 많이 얻었다"고 돌아봤다. "과학을 전공하면서 예술에 관심이 있었다. 대학생때 과학을 소재로 한 칼럼, 에세이를 썼다. 과학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이 훈련했다.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의 경계로 시선이 향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가 배경이다.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행성의 실존과는 무관하게 그런 이름으로 합의된 어떤 세계가 있었다. 류드밀라가 기억하는, 류드밀라가 가보았던, 류드밀라가 창조한, 류드밀라가 일관적으로 그려내는 분명한 세계."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330쪽, 1만4000원, 동아시아
김 작가는 "탐구하고 천착하는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을 이해해보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언젠가 우리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게 되겠지만, 그렇게 먼 미래에도 누군가는 외롭고 고독하며 닿기를 갈망할 것이다. 어디서 어느 시대를 살아가든 서로를 이해하려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소설을 계속 써나가며 그 이해의 단편들을, 맞부딪히는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단기적으로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장편을 집필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재밌고 쉽게 읽히면서 새로운 관점도 제공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SF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경외감이다. 광활한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를 깨닫게 될 때 인식이 깨어난다. 찰나의 시간에 자신이 있다는 걸 느낀다. 소설의 쓸모라는 게 사회적인 공감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있다. 모든 소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물의 경험과 세계에 대해 다룬다. 타자의 입장에서 공감의 영역을 확대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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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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