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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드라기, "인플레 개선 위해 채권매입, 금리인하 가능"

입력 2019.06.18. 20:51 댓글 0개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18일 유로존 19개국의 경제 및 인플레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의 부양책을 다시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19개국 통합중앙은행인 ECB의 연례 총회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가운데 나온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은 유로존의 인플레가 얼마나 심각하게 저조한 것인지를 역으로 잘 말해준다.

열흘 전 유럽연합 통계국은 유로존의 5월 인플레가 1.2%로서 전달의 1.7%에서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ECB의 목표치인 '2% 바로 아래'에 크게 못미치는 위험한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바로 뒤에 열린 ECB 정책이사회는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지연시켰던 첫 금리 '인상' 타이밍을 내년 중반으로 더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도 그렇지만 유로존은 인플레 등으로 보아서 금리 인상을 논할 계제가 결코 되지 못한 상황이다. ECB는 인플레가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2%를 육박한 2017년 하반기부터 예상 금리 인상 시기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당시 '늦어도 2019년 여름 전'에 첫 인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가 내림세로 돌면서 그 시기를 차근차근 늦추어온 것이다.

ECB는 금융위기 회복세에도 투자와 소비의 적정 수준 활기를 알 수 있는 인플레가 1% 초반에 갇혀있자 2015년 2월부터 매월 각국 정부 및 기업 채권 800억 유로를 매입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6년 10월 ECB가 일반 은행에 1주 단위로 빌려줄 때 받는 핵심의 레피 금리를 0.00%, 일반 은행이 ECB에 예치할 때 받을 수 있는 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하는 최저 기록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채권매입의 통화 팽창 부양책은 2018년 12월까지 2조6000억 유로(2조9000억 달러, 3300조원)까지 매입한 뒤 마감되었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인상 예고 시기가 지난해 하반기 경기 둔화와 인플레 저조로 연기를 거듭하면서 계속 0%와 마이너스 0.40%에 동결된 상태다.

이날 드라기 총재가 종료한 채권매입을 다시 재개할 수 있고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를 추가로 할 수 있다고 말하자 유로의 대 달러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드라기의 발언으로 유로존 경제의 어려움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으로 본 것이다. 또 ECB는 채권매입를 소규모로 재개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최저 금리를 더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고 시장의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유로존 경제는 올 1분기에 예상치의 두 배에 달하는 직전분기 대비 0.4% 성장을 이뤘지만 일시적인 반전일 가능성이 높다. 한 달 뒤에 발표된 저조한 1.2% 인플레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k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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