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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지 있나" "한국적 특성"…ILO 토론회 갑론을박

입력 2019.06.18. 19:06 댓글 0개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여의도서 토론회 열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8일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끝난 뒤 박수근 위원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2019.03.2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한국적 상황 때문에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면 그들은 잘 납득하지 못한다.(국회 입법조사처 한인상 입법조사관)"

"노동권을 떠나서 나라 경제와도 직결된 문제다. 재계가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이화여대 이주희 교수)"

"아직도 애매한 표현을 쓰는 걸 보면 정부의 입장이 불명확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국회미래연구원 정영훈 연구위원)"

18일 오후 여의도 CCMM 빌딩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입법적 쟁점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노동계, 경영계를 비롯해 사회학자, 법학자, 국회 입법조사관, 노동 전문가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 강제노동 제29호 등 3개의 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약 비준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계부처와 협의, 노사 의견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9월 정기국회를 목표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다만 강제노동 제105호 협약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형벌체계 및 분단국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비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의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 과제를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유정엽 정책실장은 "정부의 입장발표가 최근에 나오긴 했지만 핵심협약 비준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정치권 조차도 할 일은 다 했다는 면피성 활동에 몰두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LO핵심협약 비준이 조금의 진전이라도 추진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의견 접근한 부분에 대한 검토를 하면서 쟁점에 있어서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가 비준 추진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신인수 법률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ILO 기념총회 초청의 영광을 받았지만 안 가셨고 스위스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스웨덴을 순방하셨다"며 "정부가 ILO 핵심협약을 비준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가 보장돼야 된다는 게 민주노총의 가장 큰 원칙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특수고용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ILO핵심협약의 가장 큰 원칙이지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한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총 김영완 본부장은 "한국적 특성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은 노사 관계 경쟁력이 낮고 세계에서 거의 꼴지 수준이고 파업도 쉽게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특정 회사는 30년 동안 매년 파업을 했다고 한다"며 "노동조합이 힘의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중에서도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정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협약 취지에 상충되는 국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취지에 상충한다는 애매한 표현을 아직까지 쓰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입장이 불명확하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정부가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서 이 조항은 국내법과 상충되기 때문에 바꿔야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작년 오스트리아 노동조합회의소에 공부하러 갔을 때 ILO 기본협약을 미국과 한국만 비준하지 않고 있다며 이유를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왜 우리가 안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적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면 잘 납득하지 못했다"며 "그들은 기본협약이라는 것은 기본적인 노동권에 관한 것인데 아무리 노사관계가 다르다고 해도 비준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 교수는 "정부가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은 EU의 통상분쟁 때문인 것 같다"며 "경영계에서는 이게 별로 안 중요하다고 하는데 제가 볼때는 굉장히 핵심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수출주도 국가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ILO과의 관계나 노동권을 떠나서 나라 경제와도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재계가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기가 힘든게 비준하지 않았을 때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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