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정체성 상실, 막스 프리슈 '슈틸러'
입력 2019.06.18. 16:34 댓글 0개【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나는 슈틸러가 아니다.' 스위스 극작가 막스 프리슈(1911~1991)의 소설 '슈틸러'는 주인공이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부정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한 남자가 외부세계로부터 강요받는 역할과 우상을 거부하고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소설은 크게 두 갈래다. 슈틸러의 구치소 기록, 검사의 후기로 구성됐다.
프리슈는 정체성과 우상, 개인의 자아실현 문제를 섬세한 문체로 엮었다. 우상과 정체성 상실은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을 상실한 인간은 선입견에 갇힌다. 우상과 주어진 역할에 얽매여 자아를 상실한다. 자신을 틀 안에 가두고 인간 소외를 경험한다.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늘 주변으로부터 오해받고 곡해받는다는 두려움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가 지나치게 중요하다. 그는 우리에게 엉뚱한 역할을 강요받는다는 고루한 두려움에 시달리며, 또 그 두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마저 고루하게 만든다."
"세상에 맞서서, 그 다수에 맞서서, 내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우월함에 맞서서 지치지 않기란 어렵다." 김인순 옮김, 604쪽, 1만75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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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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