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높아지는 ‘기온’에 늘어나는 ‘식중독 ’

입력 2019.06.18. 11:12 수정 2019.06.18. 11:12 댓글 0개
예년보다 더 더워 음식 가려 먹어야
손 씻기·끓여 먹기 등 기본만 지켜라
식중독 걸려 복통 증상 발생했다면
당분 음료 피하고 탈수용 음료로 완화

매년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이 찾아오면 식탁은 ‘식중독 비상’이 걸린다.

특히 올해 여름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른 더위로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마다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과 주의를 당부하지만 환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름철 건강 관리를 위한 식중독의 개념과 종류, 치료와 예방법 등을 살펴보자.

◆ 식중독과 장염 구분해야

본격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가 되면서 식중독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중독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과 용어를 정리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식중독과 장염, 위장염은 다른 질병이지만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의하면, 식중독은 식품이나 물을 마셔서 발생하거나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즉 식품의 섭취와 관련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로 나타나는 감염성·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즉, 식중독은 의학적으로 위장염이나 장염을 포함한 개념이며 넓은 의미로는 음식물에 포함된 중금속이나 독소 등과 독성 물질에 의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장염과 위장염은 세균·바이러스·기생충과 같은 다양한 병원체에 의해 위나 소장, 대장 등과 같은 소화관에 염증을 일으켜 복통, 설사, 구토, 발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또 식중독은 특이한 증상이 있거나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는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추정할 수 있지만, 증상과 진찰 소견만으로 원인균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같은 병원체에 노출되더라도 사람마다 증상의 정도가 다른데 이는 개인 간의 면역력의 차이, 영양 상태, 노출된 균의 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위 장관 감염증은 바이러스이며 세균인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바이러스는 항생제에 치료되지 않으며, 세균인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세균인 경우라도 발열과 같은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면역력이 나쁜 경우를 제외하면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

◆ 완전히 익힌 고기·해산물 먹어라

병원체에 의한 식중독은 병원체의 특성 즉 병원체의 독성, 흡수된 병원체의 양, 병원체가 분비한 독소, 그리고 숙주, 즉 인체의 면역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지난 해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캄필로박터균, 클로스트리듐퍼프린겐스, 살모넬라균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 대장균, 황색포도알균, 장염비브리오균, 에르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세균은 대부분 음식물 특히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과 같은 가금류나 해산물의 불완전한 조리나 보관, 오염된 물에 의해 발생하므로 지금과 같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증가한다. 과거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이 식중독의 주요한 원인이었지만, 현재 이런 균들은 대개 해외여행 후에 나타나고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국내에서도 가장 흔한 세균성 장염의 원인균으로 1~7일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다. 대개 가금류의 불완전한 조리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음식물 섭취 후 평균 3일 경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외 대부분의 다른 세균도 유사한 원인과 잠복기를 가진다.

황색포도알균은 음식물 섭취 후 1~6시간 후에 나타나며, 여름철에 특히 많은 대장균은 3~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햄버거병으로 잘 알려진 대장균의 일종인 O157H7균은 빈혈, 혈뇨, 신부전 등과 같은 치명적인 경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 여름에는 아데노바이러스 주의

바이러스로는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순으로 나타난다. 이들 바이러스 중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는 추운 계절에 발병하는 식중독 바이러스지만 아데노 바이러스는 주로 더운 계절에 많다.

로타바이러스는 몇 년 전부터 예방 접종이 가능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가 주요한 바이러스성 장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개 아이들에게서 많이 유행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 기생충 감염은 현재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 노인, 악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 소금물 마셔 탈수 방지

식중독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탈수와 전해질 소실을 채우는 것이다. 단순 당인 설탕이 포함된 주스, 음료수, 요구르트 등과 같은 음식은 설사를 악화시키고 가스를 발생시켜 복통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소화 흡수를 방해하므로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시중 판매 이온 음료 대신 물 1리터에 설탕 6티스푼, 소금 ½티스푼 비율로 집에서 탈수용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어린 아이들은 체내 수분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탈수가 더 발생하기 쉬우므로 탈수가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수인성 질환으로 음식이나 물에 있던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과 같은 병균이 인체에 침투해 발생한다. 따라서 이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 물, 음식 제대로 끓여 먹기 등이 중요하다.

조리 전이나 식사 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조리 음식은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혀 먹기, 장시간 실온이나 자동차 트렁크 등에 보관한 음식은 먹지 않기, 따듯한 식품과 차가운 식품은 별도 용기에 각각 따로 담기 등의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 이외에 고기를 굽는 집게를 사용할 때 익힌 고기와 덜 익힌 고기를 따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

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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