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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만에 무기판매' 놓고 내분

입력 2019.06.18. 10:56 댓글 0개
"시 주석, 무기 판매 이유로 미중 정상회담 거부할 수도"
볼턴 "무기 판매, 중국 견제하는 데 효과적"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이 대만에 탱크와 대전차 미사일 등 20억 달러(약 2조3702억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백악관과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6일 성명을 통해 미국에 108대의 M1A2 에이브럼스 탱크, 1240기의 TOW 대장갑차 미사일, 409기의 자벨린 대전차 미사일, 250기의 스트링어 이동식 방공 시스템 구매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행정부 관리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은 50대50대이라며 미국이 예정대로 대만에 무기를 팔면 그 확률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강경파들은 무기 판매는 대만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 관리는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리다웨이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을 만나 대만과의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일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언급하며 그동안 지켜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깼다.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대만이 중국군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은 대만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인 지난 2016년 12월 '대통령이든 당선인이든 대만 총통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1979년 이래의 불문율을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취임 이후 대만에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대만여행법'을 통해 고위 공직자의 상호 방문을 허용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국에서 '대만여행법'이 발효된 후 미국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 3월 대만을 방문했다. 웡 부차관보는 대만 방문 당시 차이 총통과 대만 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며 타이베이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연설을 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니 글레이저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대만과 비공식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중국 내부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s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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