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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진짜 수혜자는 삿포로맥주?
입력 2019.06.18. 06:00 댓글 0개이 기사에는 영화 내용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음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18일 85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수혜자'들이 부각되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역시 지난달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거장으로 떠오른 봉준호 감독이다. 칸을 무대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송강호, 최우식 등 배우들, '기생충'을 투자·배급해 '명분'(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과 '실리'(손익분기점 370만명 돌파)를 모두 챙긴 CJ엔터테인먼트 등도 수혜자로 꼽힌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웃는 이도 있다. 바로 영화에 등장한 '삿포로맥주'다.
삿포로맥주는 극 중 가난한 '기택'(송강호) 가족이 '백수' 신세를 면한 것을 자축할 때 처음 등장한다. 부유한 '동익'(이선균) 가족이 '다송'(정현준)의 생일파티를 정원에서 벌일 때 또다시 나온다.
물론 기택 가족이 백수였을 때 '필라이트'를 마시기는 했다. 그러나 삿포로맥주와는 상황이 다르다.
필라이트를 마시는 장면은 관객 사이에서 "맥주를 사 마실 돈도 없는 기택 가족이 아주 저렴한 '가짜 맥주'(발포주)로 기분을 내는 설정"으로 해석된다. 발포주가 국내에 몇 종 되지 않는 데다 필라이트가 압도적인 1위 브랜드다 보니 이를 마시는 것이 사실상 자연스럽다.
이와 달리 국내 맥주 브랜드는 국산은 물론 수입산까지 차고 넘친다. 필라이트를 판매하는 하이트 진로에도 여러 맥주 브랜드가 있다. 기택 가족에게도 돈이 생겼으니 구매할 만한 '진짜 맥주' 브랜드가 지천이라는 얘기다.
그런 그들이 '첫 맥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삿포로맥주였다. 평소 '선망의 브랜드'였다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각인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는 왜 그 많은 맥주 중 삿포로맥주가 등장한 것일까.
봉 감독이 '봉테일'로 불릴 만큼 디테일 면에서 강하다 보니 영화 관람 후 영화 내 소품과 대사 의미 등을 분석하는 많은 글이 올라왔다. 삿포로맥주 등장에 관한 다양한 해석도 있었다.
"삿포로맥주가 '거품'이 풍부한 맥주로 유명해 이를 함축한 것이 아닌가?" "돈이 생겼으니 수입 맥주인 삿포로맥주를 사 마시며 소심한 사치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등 추정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이에 관해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맥주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에 관해 봉 감독에게 따로 들은 것은 없다. 관객의 상상에 맡기겠다"고 말을 아꼈다.
분명한 것은 삿포로맥주 '출연'은 제작사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삿포로맥주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사가 제품 협찬을 제안했다. 시나리오를 오픈하지 않아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으나 삿포로맥주 측은 봉 감독의 작품이고,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라는 점 등을 믿고 '노출'에 큰 욕심 없이 흔쾌히 제공했다.
삿포로 맥주 측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맥주가 두 신이나 나온 데다 영화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필두로 국내 흥행 성공, 192개국 수출 등 역사를 써 내려 가서다.
삿포로맥주 관계자는 "삿포로맥주의 '기생충' 출연을 두고 지금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SNS에서는 일명 '기생충 세트'라고 해서 삿포로맥주를 사 마시며 영화 속 장면을 재연하는 인증샷도 종종 보인다"며 "관람객이 영화를 보고 삿포로맥주에도 큰 관심을 가져줘 감사할 뿐이다"고 전했다.
ac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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