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성폭력 가해자로 8개월간 억울한 옥살이 "강압·편파수사"

입력 2019.06.16. 17:47 수정 2019.06.16. 17:47 댓글 0개
데이트 폭력 가해 조사받은 20대
8개월 옥살이 “억울해요”…‘성폭력’ 무죄로
“억울함 풀어줄 증거 요청해도 묵살”
경찰 “무죄 부분, 증거 더 보강할 것”

연인에 의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8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던 했던 남성이 1심 재판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아 풀려났다.

이 남성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해 편파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12부(정재희 부장판사)는 16일 유사강간과 상해, 감금, 재물손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유사강간과 상해, 감금, 도촬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물손괴와 4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의 감금 혐의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8일 새벽시간대에 약 3시간에 걸쳐 여자친구 B(31)씨를 자신의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는 등 감금하고 폭력을 휘두르면서 유사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2017년 7월 말 세종시의 한 숙소에서 B씨의 신체와 속옷을 허락없이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B씨를 차에 태우기 전 광주의 한 식당에서 B씨와 데이트 비용 문제로 다투고 차에서 폭행한 혐의와 공터에서 유사강간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B씨의 신체와 속옷을 허락없이 촬영한 혐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금에 대해서는 일부만 혐의를 인정했다. 여자친구인 B씨가 새벽 4시20분께 A씨의 차에 스스로 탄 부분은 감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차가 움직이던 도중 새벽 6시7분부터 4분간 B씨가 차문을 열며 ‘살려달라’고 했음에도 A씨가 차를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감금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차에 스스로 타기도 했으며, 택시를 탈 기회를 외면하는 등 감금당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며 “또 B씨가 폭행을 당했다거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 역시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사실 관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증거 확보를 요청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증거를 확보하는 등 A씨의 요구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 수사가 A씨의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욕설과 반말 등 강압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여자친구로부터) 폭행당한 식당 CCTV와 목격자 진술 등 증거 확보를 요청했음에도 무시당했고, 구속된 후 검찰 수사지휘에 따라 CCTV 확보가 이뤄지는 등 수사 과정이 미흡했던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경찰 조사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며 증거확보를 요구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며 “검찰도 합의를 요구했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는 꼴이어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운이 좋아 무죄를 입증할 수 있었지만 악의를 품고 죄를 뒤집어 씌우면 하지도 않은 죄에 대해 억울함을 입증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명백한 기초 사실조차 전면 부인하자 진술 기록을 작성하던 형사가 거친 언어를 사용했다”며 “데이트폭력이라는 특성상 피해자 보호에 집중해야 했고, A씨의 요구에 따라 A씨에게 유리한 CCTV 자료를 추후 확보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무죄 판결이 난 유사강간과 상해 혐의는 다퉈볼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며 “항소심이 이뤄지면 검찰을 통해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이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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