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홍콩에서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입력 2019.06.16. 17:31 수정 2019.06.16. 17:31 댓글 0개
1982년 작곡 직후부터 전파
김종률씨 “민주화 상징 위상”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홍콩 집회 현장에서 울려퍼졌다.

그동안 광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접한 많은 아시아 인권운동가들이 자국에서 번안 작업을 거쳐 보급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이 노래는 지난 14일 중국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100만 행진’ 집회 일환으로 열린 ‘홍콩엄마집회’에서 불려졌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한 집회 참가자가 무대에 올라 “이 노래를 알고 싶다면 구글에서 광주의 노래라고 검색해보길 바란다”며 “여러분이 한국 영화 변호인, 택시 드라이버, 1987을 보셨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것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광주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며 “2017년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명이 광장에 모여 부른 노래이며. 중국어로 번역해 우산행진곡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휴대전화 플래시로 조명을 만들고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고, 이 같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면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해외에서 처음 불리게 된 것 역시 1982년 홍콩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5월 전남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제36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982년 서울 YMCA 행사에 참석한 홍콩중문대 앤절라 윙 교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듣고 돌아가 노래를 전파했다”고 밝혔다.

홍콩에 이어 대만 노동자 왕리샤가 1988년 한국 아시아노동자대회에 참석해 노래를 듣고 돌아가 불렀다. 또 현재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번안해 부르는 아시아 나라는 홍콩·대만·중국·캄보디아·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이다.

곡을 작곡한 김종률씨는 “민주와 인권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노래가 불리는 것을 보며 광주의 정신이 해외에서도 살아있음을 실감했다”며 “일부만의 노래로 폄훼를 받던 시기도 있었는데 세계 속에서 불려지는 모습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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