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마음의 벗

입력 2019.06.13. 18:28 수정 2019.06.13. 18:28 댓글 0개
주종대 건강칼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아직 컴퓨터나 핸드폰이 나오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음악을 들으려면 주로 라디오를 이용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즐겨들으며 우리말로 번역하곤 했다.

번역한 가사를 책상 위에 붙여 놓거나 이성에게 보내는 편지에 그럴싸하게 적어 보낸 적도 많았다. 그러면 편지는 다시 아름다운 한 구절의 시로 되돌아오고 나는 다시 답장을 써서 보냈다. 글에서 글로 전해지는 마음은 일주일에서 이주일의 기다림과 설렘으로 가득 찼고 난 그렇게 청춘을 보냈었다.

그 시절 내 마음의 벗에게 보낸 팝송 한 구절처럼 “bridge over troubled water(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이런 문학적인 가사가 요즘에도 있을까? 지치고 외롭고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 옛날 팝송 가사는 흘리던 눈물을 닦아주고 내 편인 친구가 되어줬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살벌하고 자비가 없는 지금 세상에서 폴 사이먼이 작사한 가사 내용처럼 우리가 기대어 쉴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이 험한 세상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 평화와 안식의 나라로 이끌어 줄 다리와 같은 마음의 벗이 너무나 간절히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내 편이 아니라면 굴복과 가혹한 비평을 쏟아내며 몰아내려 한다. 승자의 배려와 아량이 미덕이 되고 게임의 정의는 실종되며 생존의 정글에서 천민자본주의 숭배자들은 부를 독식하며, 사회 정의는 왜곡되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 척은 비행기의 추락으로 무인도에 추락하게 되고 그곳에 홀로 남게 된다. 무인도에서 그의 유일한 친구는 배구공 윌슨이었다. 배구공 윌슨은 절망적인 척에게 위안이 되는 마음의 벗이었다. 나는 척이 바다 위에서 윌슨을 잃어버렸을 때 “윌슨 미안해, 미안해”라는 대사를 듣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운 척의 마음을 느꼈다. 무인도에서 오랜 시간 같이 했던 벗과의 헤어짐을 슬프게 표현했던 이 영화 한 장면을 보면서 나는 내 마음과 느낌을 말하고 아픔을 위안 받을 수 있는 삶의 벗이 있는가라고 자문해본다.

삶의 벗이 사람이라면 소울메이트가 될 것이고,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면 말로는 서로 의사 표현을 못 하더라도 느낌과 행동으로 마음이 전달되는 친구가 될 것이다. 만약 윌슨처럼 살아있지 않는 사물이라면 그 마음의 벗은 언제 어느 순간이든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충실한 친구가 될 것이다.

삶에 지쳐있을 때, 얘기 상대마저 없어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자신을 구원하고 위로해주는 마음의 벗을 찾고자 하는 의욕마저 잃어버린다. 그럴 땐 포기하지 말고 가장 가까이에,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을 소울메이트가 있다는 것을 떠올려보자. 가여운 우리를 구하고 위로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사물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생각해내자.

지치고 상처받은 우리 마음과 몸을 내가 가장 잘 보살필 수 있다는 것도. 내 마음의 벗은 항상 내 편이 되는 것도. 나 자신이 평생 내 동지 일 거라는 것도. 그래서 세상에 꺾이지 않는 내 자신감의 원천은 내 마음의 벗, 나 자신이라는 것도. 그렇게 내 자신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보자.

“오늘도 수고했어. 정말 잘했어. 충분히 내일도 잘할 것이고 지금의 어려움은 내일이면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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