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서민 '내 집' 꿈 빼앗고 주택시장 ‘비정상으로’

입력 2019.06.13. 17:33 수정 2019.06.13. 17:37 댓글 17개
[광주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들어 가격 조정 국면 속
지역 전체 집값 상승 부추기고
부동산 연관 비즈니즈에 타격
대기업 폭리로 자금 역외 유출
“지자체 적정성 철저히 검증"
최근 광주지역에 일부 외지 대형건설사의 ‘고분양가’ 가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광주 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소 앞에서 한 시민이 내걸린 아파트 시세표를 살펴보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지난해 한달에 수억원이 오르는 비정상적 현상으로 홍역을 치른 광주 주택시장.

올해 들어 정부와 금융권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감 등의 영향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조정이 이뤄지면서 정상화를 찾아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지 대형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정책이 도를 넘으면서 지역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해 지고 있다.

특히 기존 집값 상승을 부추겨 거래절벽을 가속화시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빼앗아가는 등 온갖 부작용들이 우려돼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에 들어간 광주 서구 농성동 신세계건설의 ‘빌리브 트레비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역대 최고가인 2천370만원이고, 현대산업개발의 ‘화정 아이파크’ 평균 분양가도 발코니와 추가 옵션, 중도금 이자 등을 고려하면 3.3㎡당 1천700만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4월 광주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3.3㎡당 1천93만원 보다 최고 2배 정도 비싼 수준이다. ‘분양가에 거품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분양가’아파트는 해당 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몰론이고 기존 집값 까지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제일건설이 봉선동에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천만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광주에 1천만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나왔고, 2006년부터 2013년까지 600만원대를 유지하던 평균 분양가도 두배 껑충 뛰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화정 아이파크 등 고분양가 아파트가 높은 청약률을 보이면서 분양 예정 건설사들이 분양가 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 국면인 주택시장을 다시 왜곡시키고, 지역 실물경제에도 악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긴 상황에서 고 분양가 추세는 기존 주택의 매도자와 매수자간 갭을 키워 거래절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광주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모두 978건으로, 하루 평균 30여건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2천58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 B공인중개사는 “요즘에는 한달에 한 건의 계약도 성사시키기 힘들다”며 “거래절벽으로 우리는 물론이고 이삿짐 업소 등 부동산 연관 비즈니스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사는 “최근 화정 아이파크 등 고가 아파트 인근에 있는 기존 아파트 매물이 다시 회수되고 있다”며 “비정상적이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청약경쟁에 조차 가세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고가 프리미엄 형성에 따른 투기 조장과 지역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증가에 따른 지역 이탈로 지역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고영삼 사무처장은 “고분양가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무산시키는 반면 대기업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우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까지 이어진다”며 “지자체가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 등의절차를 통해 분양가가 적정한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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