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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청소년 잔혹 범죄' 예방 위한 근본 대책 시급

입력 2019.06.12. 17:56 댓글 0개
'말 듣지 않는다'며 광주서 또래 때려 숨지게 한 10대들
소년범죄 처벌 강화 여론 거세…신중한 공론화 주장도
"사회·교육 안전망 마련, 체계적인 피해자 보호 등 필요"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19)씨 등 10대 4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새벽 폭행 뒤 의식을 잃은 친구를 광주 북구 한 원룸에 방치하고 도주하는 10대들의 모습. 2019.06.11. (사진 = 광주경찰청 제공 영상 캡쳐)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에서 또래를 놀잇감 취급하며 괴롭히고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들이 구속됐다.

최근 잔혹한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년법 개정을 통해 미성년자 처벌 연령을 낮추자는 여론이 거세지만, 법 개정에 앞서 신중한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청소년 범죄를 예방할 사회·교육 안전망 마련, 관계 부서·기관 간 협업, 가정·사회·어른의 꾸준한 관심, 전문적인 치료·상담 체계 마련, 청소년들의 의견 수렴, 체계적인 피해자 보호, 학교 밖 아이들 관리 시스템 구축 등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12일 광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직업학교에서 만난 또래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18)군 등 청소년 4명(만 18~19세)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9일 오전 1시부터 광주 북구 한 원룸에서 30분 동안 또래 B(18)군을 번갈아 때리거나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B군에게 욕설을 강요한 뒤 번갈아 B군의 신체 일부를 20~30차례씩 주먹·발로 마구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의식을 잃은 B군을 이불로 덮어둔 채 도주 방법 등을 2시간 동안 논의하는가 하면, 태연하게 B군의 휴대전화를 챙겨 달아나기도 했다.

이들은 직업학교에서 만난 B군에게 자주 심부름을 시키고, '말을 듣지 않는다'며 우산·목발·청소도구 등으로 두 달가량 상습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관계와 위계질서를 형성해 사실상 B군을 장난감 취급하며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왔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재미 삼아 괴롭혀왔다"고 진술했다.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B군은 온 몸에 구타 흔적이 있었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 3년간 광주지역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5대 범죄(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력)는 5095건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1698건에 달하는 강력범죄가 10대들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 전체 5대 범죄 중 청소년들이 저지른 5대 범죄는 약 11%에 달한다.

2017년 9월에는 광주에서 16·17·18살 청소년들이 천변 노숙인들을 집단 폭행·협박하고 물 속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같은 해부터 서울·부산·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중고생들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랐다.

이에 청소년 범죄에 대한 법·제도 개선과 사회·교육 안전망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인적인 입시 경쟁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청소년들의 끼리끼리 문화를 조성한다. 이는 힘을 겨루고 과시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상대를 찾는 욕구로 이어진다. 청소년 집단의 따돌림 범죄는 책임의 모호성과 '범죄가 놀이'라는 그릇된 인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선 가정과 사회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들이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상식적인 사고로 대처하는 힘을 키우게 하는 것은 교육의 가장 큰 과제이자 어른들의 책무다. 처벌 강화나 가해자 책임론보다는 청소년들에게 자기결정권과 권리를 부여하는 게 먼저다. 우리 사회의 공동체 문화와 교육 체계를 개선키 위한 신중하고 차분한 공론화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경태 광주대 경찰법행정학부 교수는 "가족 해체 등으로 방치된 아이들에 대해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빈곤층 청소년들이 범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교화에 힘써야 한다. 재범하거나 법을 악용한 청소년들에게는 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엄벌한다고 해서 청소년 범죄가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고 청소년의 비행을 그들만의 책임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실제 청소년 범죄의 잔혹성·증가 정도·처벌 강화의 효과 등을 다각도로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지속적인 교육과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 민관의 체계적인 피해자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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