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사보타주

입력 2019.06.11. 19:23 수정 2019.06.11. 19:23 댓글 0개
양기생의 약수터 무등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프로야구 시즌이 출발하기 전 KIA 타이거즈 전력은 상위권으로 평가받았다.

국내 최고 선발투수와 외국인 투수가 버티고 왼손 거포와 베테랑이 포진해 안정감 있는 투타가 돋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유명 해설자들은 앞다퉈 KIA를 10개 구단 중 강팀으로 분류했다.

시즌이 시작되자 예상과 달랐다. 선발진은 그럭저럭 제 몫을 해냈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선수들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초반부터 연패의 늪에 빠져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최고 선발투수 양현종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4월까지 5패만을 기록했다.

베테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나마 젊은 호랑이 몇 명이 선전한 덕에 시즌을 버텨 왔다. 무기력한 경기모습을 보인 호랑이 군단은 ‘밥 먹듯’ 연패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기쁨을 주곤했던 호랑이군단은 막판 뒷심 부족으로 허망하게 패하며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다. 최하위권의 성적이 이어지면서 팬들은 실망했고 항의가 잇따랐다.

급기야 지난달 16일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났다. 이때까지 호랑이군단 성적은 3승11패, 승률은 고작 0.214였다.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김 감독 사퇴 이후 5월말까지 11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예기치 않은 호성적에 팬들 사이에 “이것은 ‘사보타주(sabotage)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사보타주는 노동자가 일터에서 일부러 작업 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행위를 말한다. 선수들이 김 감독을 물러나도록 고의로 성실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뉴앙스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만 호성적에 따른 여러 뒷얘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호랑이군단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보타주’ 같은 호사가들의 뒷담화는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

호랑이군단이 또 다시 최하위권을 맴도는데다 ‘매가리’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아지는 여름철이 본격 시작됐다. 과거 호랑이군단은 무더위가 시작되면 뒷심을 발휘하곤 했다. 11일 현재 호랑이군단의 성적은 25승1무39패로 9위다.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다. 용맹하고 강건한 호랑이의 기를 이어받아 호랑이군단의 가을 야구가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양기생 문화체육부 부장 gingullov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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