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여성운동과 민주주의의 어머니, 영면에 들다

입력 2019.06.11. 19:23 수정 2019.06.11. 19:23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우리가 오래도록 감사하고 기억해야할 큰 정신이 영면에 들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여사는 DJ의 평생동반자이자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 인권 및 여권 신장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흔치않은 인사였다.

여사의 삶은 우리 역사의 기록에 다름없다. 일제강점, 광복, 6·25 전쟁, 독재와 민주화운동의 기나긴 여정을 거친 현대사의 우뚝한 거목이었다.

학업을 마치고 여성운동가로 여권 신장을 위해 앞장섰던 여사는 DJ와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전환기를 맞았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한 반독재 투쟁의 일선에 섰던 남편 DJ의 삶은 여사의 정신적 지켜줌이 바탕으로 작용했다. DJ의 동반자 이자 거침없는 비판자로 독재에 맞서 함께 싸우며 혹독한 세월을 헤쳐왔다. DJ에게 목숨을 위협하는 협박이 이어지고 부귀와 영화를 내세운 회유도 있었지만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흔들림없이 나아갈 수 있게 등불을 밝혀주었던 것이다.

DJ와 평생 동지였지만 여사의 일생 또한 민주와 평화, 인권, 여성운동가의 거목으로 존경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천했던 여성 활동 분야의 터전을 닦은데다 DJ가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행정부 최초의 여성부 창설, 여성 대사 임명을 비롯해 모성보호 3법 개정 등에 깊이 관여했다. DJ의 퇴임과 사후에도 그의 유지를 이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 및 증진과 관련된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여사의 별세에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각 당은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추모한다”, “민주주의와 여성 그리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열정과 숭고한 뜻을 기린다”고 밝혔다. “고인의 높은 뜻과 평생 흐트러짐없었던 삶의 궤적을 길이 기억하겠다”는 추모사도 나왔다.

시대의 큰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 일생을 나라의 민주화와 평화, 인권, 여권 신장에 바쳤던 여사의 굳은 신념과 열정도 세월과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오늘 그 어른을 떠나 보내며 우리 모두는 그에게 빚진 부분이 적지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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