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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진 소장 "노후경유차 차량제한·미세먼지 시즌제 연구 선행돼야"

입력 2019.06.10. 05:30 댓글 0개
박록진 서울시미세먼지통합연구소 초대소장 인터뷰
"서울시 정책 방향성 맞아…실효성 있을지는 궁금증"
"연구결과 나온 후 정책추진이 더 설득력 있었을 것"
"미세먼지 화학성분 측정 필요…광진·종로서만 가능"
"서울연구원, 연구인력 2명…서울시가 투자 안한 듯"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록진 서울시 미세먼지연구소 소장이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6.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다음달부터 서울시가 시범 운영하는 4대문 내 녹색교통진흥지역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정책과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 관련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정책효과를 검증한 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록진 서울시 미세먼지 통합연구소장은 지난 7일 오전 11시부터 한시간 가량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실에서 진행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4대문 녹색교통진흥구역 내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정책과 관련해 "노후경유차가 (초미세먼지 발생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사실"이라며 "다만 정책의 방향성은 맞지만 효율이 얼마나 있을지는 궁금증이 든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노후경유차가 서울시 초미세먼지 농도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지,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을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얼만큼 줄 것이라는 확실한 연구결과물이 나온 상태에서 정책이 추진됐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빨리 미세먼지를 줄이라고 요구를 하다보니 이런 과정이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정책은 과학현상을 다루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서울시가 실시했던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대중교통 요금 무료 정책 등도 정량적인 자료가 있었다면 설득력이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당연히 무언가 보여줘야 하지 않나. 그러다보니 (정책효과를 입증할 연구결과가 나온 후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먼저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언론도, 국민들도 연구에 대한 관심보다는 단지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중국에서 얼마나 넘어오는지 등 이런 자극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록진 서울시 미세먼지연구소 소장이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9.06.09. amin2@newsis.com

박 소장은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미세먼지 시즌제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겨울에 미세먼지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기에 좀더 원인이 되는 오염원을 줄이는 걸 정책적으로 하자는 의도로 미세먼지 시즌제가 추진되는 것인데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당연히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궁금증은 든다"며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정책 효과가 검증된 후 시행한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서울시가 시즌제를 운영했더니 혹은 경유차 강제 2부제 등을 시행했더니 서울시 초미세먼지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등 연구 결과를 선행적으로 제시했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이 그렇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환경, 과학 정책 등이 아직까지는 선진적이지 않다"고 했다.

박 소장은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광촉매 실험, 도로 터널 안 플리즈마(PURISMA) 기술을 시도중인 것과 관련, "광촉매 연구 등은 아직 접해보지 못해서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초 영국 런던 출장에서 '서울연구원의 미세먼지 측정기술이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에 동의하면서 서울시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박 시장께서 서울연구원 등의 연구수준이 미미하다고 하신 말씀은 사실"이라며 "서울연구원에서 미세먼지 관련 연구를 하는 인력이 2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마저도 과학적인 연구라기보다는 대부분 정책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그동안) 투자를 안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또 미세먼지 정책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현재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 설치된 미세먼지 화학성분 측정소를 더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어떤 물질이 미세먼지를 만드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알기 위해선 '화학성분'을 측정해야 한다"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은 현재 광진구와 종로구 2곳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광진구만 제대로 된 자료가 나오고 종로구는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며 "많은 지역에서 화학성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도, 충청남도 등까지도 화학 구성요소들을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집중측정소를 설립하기에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면 '모바일 랩(Mobile lab)'을 만들어 큰 이동차량에 화학 구성요소를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 등을 싣고 돌아다니면 (된다)"며 "미국의 연구 중 부러웠던 것이 커다란 비행기를 집중측정소 개념으로 운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비행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중측정을 할 수 있는 자동차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소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양에 대한 관리가 상대적으로 잘 안되고 있다"며 "중소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양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큰 공장의 굴뚝에는 굴뚝원격감시체계(TMS)가 부착돼 미세먼지가 얼마나 나오는지 바로 측정한다"며 "그러나 중소사업장들은 그마저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북한의 미세먼지 발생 영향 관련해 "북한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일 수 있다"며 "북한이 아직도 나무 등 과거 우리나라 1970~1980년대에 썼던 바이오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지난 4월 서해상에서 하려고 했던 정부와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에 대해서는 "인공강우의 양이 1~2mm 정도 와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며 "현재 인공강우 기술 수준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엔) 아직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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