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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과가 위기다
입력 2019.05.30. 16:40 수정 2019.05.30. 16:40 댓글 0개필자는 외과 의사이다. 외과는 흔히들 일반 외과로 부르기도 하는데 간담도 췌장외과, 위 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유방외과, 내분비외과, 이식혈관외과, 소아외과, 외상외과로 세분화돼 다양한 부위의 수술을 주로 하는 의학의 한 분야이다.
필자는 1986년도에 외과 레지던트를 시작했는데 당시 최고의 인기 있는 과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의대생들이 선호하는 과였다. 전남대학교는 5명의 외과 레지던트를 뽑았는데 그때는 6명이 지원해 경쟁을 했었다. 그러나 전 국민 의료보험 시행 후 점차 전공의 지원자가 줄기 시작해 이제 외과는 정원 미달사태다.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우리 나라에서 외과 의사는 사라질 지 모른다. 외국에서 외과 의사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
전공의 지원 감소와 함께 걱정할 게 또 있다. 고령화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 중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전체 8천229명 중에 4천554명이 50세를 넘겼다. 이들이 머잖아 차례로 은퇴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도 외과 의료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 수술 수요는 더 늘어난다. 외과 수술 의사 1명을 키우는 데 15년이 필요하다. 20년 전부터 대책이 마련됐어야 하는데, 이미 늦은 상황이다.
젊은 의사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시간 걸리는 외과 수술은 강인한 체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응급 수술이 잦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딴 세상 얘기다. 언제 뇌사 장기 기증자가 나타날지 몰라 항상 응급 이식수술에 대비해야 하는 간담췌외과, 이식혈관외과 등 장기 이식 분야는 특히 그렇다. 통상 의대생은 학부 과정 6년을 마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인턴으로서 1년간 다양한 진료과목을 경험한 뒤 전공을 선택하는데, 대다수가 실습 과정에서 힘든 외과 수술 현장을 목격하고 일찌감치 외과 지원을 접는다.
외과의 인기가 낮은 이유 이유 중 또 하나는 의료소송 등 각종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성형외과 등 다른 개원의에 비해 적은 연봉, 퇴직 후에도 쉽지 않은 개원 등 복합적 문제가 있다. 외과를 지원하는 의대생이 감소하고 있는 배경에는 외과 수술비가 턱없이 낮은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있다. 1989년 7월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확대 시행 당시 외과 수술 수가가 원가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되고,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대한외과학회가 분석한 2017년 기준 국내 외과 수술 평균 수가는 미국의 18.2%, 일본의 29.6% 수준이었다. 같은 수술을 해도 미국 외과 의사가 100만 원을 받을 때 한국에선 18만2천원 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맹장수술 수가는 60만 원이다. 쌍꺼풀 수술비용보다 훨씬 싸다. 반면 미국은 3천500만 원,일본에서는 1천만 원 넘게 내야 한다. 외과 수술을 하면 할수록 병원이 손해를 보는 걸 정부도 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외과학회는 최근 전공의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수련기간 단축이다. 그동안 외과 전문의가 되려면 의사면허 취득 후 1년간 수련의(인턴) 생활을 하고, 다시 4년간 전공의 훈련을 받아야 했다. 올해 전공의가 되는 의사부터는 이 기간이 1년 줄어든다. 3년 과정을 마치면 바로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외과학회는 이 조치가 전공의 지원율을 높여 외과 인력난을 푸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인 저수가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문제해결이 힘들다고 본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외과 위기에 대한 얘기가 나온 지 벌써 수십 년이 됐다. 그런데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건 땜질 처방만 반복해서다. 내 주위를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수술 잘하는 외과 의사들이 다 칼을 놓았다. 맹장수술도 안 하고 검진센터 같은 데서 내시경을 본다”며 “지금 외과는 똥물로 뒤덮여 있다. 그 위를 낙엽으로 보기 좋게 덮는다고 전공의가 오지 않는다. 완전히 뒤집어엎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건강칼럼] 무릎 퇴행성 관절염 늦지않게 관리하세요 골관절염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라서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부른다.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편으로 우리 몸의 모든 관절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무릎관절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걷거나 달리는 등 보행 시에 자주 쓰이는 것은 물론 인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유전인자,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이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다. 호르몬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의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무릎 골관절염의 대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부하가 상당히 감소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강직을 개선해준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보통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주사는 피해야 한다.이렇게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자꾸 좁아지고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에서 중등도의 골관절염의 경우 관절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최소한의 피부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O'자 다리와 같이 관절의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로도 해결이 안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골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비만의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한다.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골관절염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건강한 관절을 되찾기 쉽지 않다. 평소에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고강열 광주선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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