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어느 건설노조의 횡포

입력 2019.05.27. 16:58 수정 2019.05.27. 16:58 댓글 0개
김용광 경제인의창 (주)KTT대표

어느 건설노조의 횡포가 극을 향해 달리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일부 노조원에 국한된 것일 수도 있지만 많은 현장에서 일부 건설노조가 사 측을 압박해 자신들의 노조원을 현장에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협박하고 있다. 이로인해 건설 업체들은 건설노조의 안하무인 격인 횡포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건설노조들의 무법행위를 근절시켜달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근로자 채용 권한이 기업에 있음에도 현장 인력채용을 노조가 뜻대로 좌지우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노조원의 업무 능력이 비노조원에 비해 떨어지고 그로 인해 공사기간이 길어져 공사품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00노총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 들어올 예비 노동자’도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자체규약을 갖고 있다. 이 규약을 활용, 실업자까지 조합원으로 받아 세를 불리고 있다. 건설노조 조합원 수는 2017년 초 기준 3만 1천명이다. 지금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건설기계 등 1개 분과가 있는데 이중 ‘노가다’로 불리는 토목건축 분과 조합원 수가 2012년 2천600명에서 2만 5천명으로 7년 새 약 10배로 급증했다.

건설사들은 “건설노조가 이렇게 만든 노조원을 공사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건설사에 고용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의 고용 자체를 사실상 00노총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신문사의 기자는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00노총의 사무실에 잠행 취재했다. 기자는 아무런 경력 없이 월 3만원으로 노조원으로 가입해 일당 15만 5천원을 받을 수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 기자가 제안받은 ‘일당 15만 5천원’은 경력도 기술도 없는 이에게는 상당히 높은 임금이다. 이런 경우 직업소개소를 통하면 11만~13만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수수료 10%를 뗀 9만 9천원~11만 7천원을 근로자가 가져간다. 어느 인력사무소 소장은 “15만 5천원은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경력 1개월 미만 초짜가 절대 받을 수 없는 돈”이라고 했다.

00노총 건설노조가 15만 5천원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시공사인 종합건설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현장에 들어온 전문건설사를 압박해 노조원을 취직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경력 20년차 반장A씨의 경우 ‘인력자원을 건설노조원으로 고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는 “내가 아는 검증된 인력만 쓰겠다”며 거절했다가 다음 날 새벽 건설노조원 20여명이 몰려와 현장입구에 ‘외국인 불법고용 반대’ 등의 현수막을 펼치고 늘어선 모습을 봐야 했다. 명분은 ‘외국인 근로자’였지만 실제로는 국적 불문 현장 출입을 강제로 막은 것이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협상을 해 결국 10개팀 중 7개팀을 노조원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런 일은 전국적으로 비일비재 하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노조원 인력을 비싸게 쓰면 공사비도 그만큼 오른다”며 “그 돈은 정상적이라면 하도급 건설사가 이익으로 가져가거나, 분양가격 인하요인으로 작용해야 하는 돈”이라고 말했다. 통상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의 절반정도는 공사비고, 공사비 40%는 인건비이다. 전국적인 건설 경기의 하향세인 가운데 일부 노조의 횡포로 인해 많은 건설업체들이 정상적으로 운영하기가 힘든 현실이다.

00노조는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말하며 노조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또 다른 노동자의 일거리를 가로채고 있다. 이들은 노조에 가입한 건설기계를 쓰라고 강요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현장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겁박해 비조합원 건설기계 작업원은 작업 하다가 쫓겨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사를 협박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 불법고용 중단과 공사지역 내국인 우선 고용 등을 요구한 것이며 비숙련 조합원 일당 15만원은 ‘뻥튀기’가 아니라 사용자 측과 임금협약에 따른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는 기업과 노조근로자 모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수립하고 현장점검 및 현실적인 근로 현황을 조속히 파악해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적폐를 상호협의 하에 건설적으로 청산해 진정한 민주적인 근로 형태가 자리잡도록 해야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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