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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국회, 휴일에도 '네 탓' 공방…"결자해지" vs "과하다"

입력 2019.05.26. 19:42 댓글 0개
한국 "민주당이 결자해지 정신으로 패트 철회하라"
바른미래 "與, '국회 파행' 속으로는 즐긴다는 말 팽배"
민주 "추경안·민생법안 협력해 현실정치인 면모 회복"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선거제·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촉발된 여야의 극한대치 국면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추경 처리를 위한 5월 임시국회 소집은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인 가운데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가 닫힌 문 사이로 보이고 있다. 2019.05.2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재은 문광호 기자 = 국회 정상화의 새로운 불씨를 되살리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여야는 휴일인 26일에도 국회 파행의 책임을 둘러싸고 서로 '네 탓 공방'에 몰두했다.

자유한국당은 "국정 운영의 1차적 책임은 청와대와 여당에 있으며, 이를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이 정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며 "현 정권이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정권 연장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생각하고 국회 정상화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표심이 두렵다면 정책으로, 민생 챙기기로, 경제 활성화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함에도 깜깜이 연동형 비례제 등 문재인표 선거법으로 표심을 왜곡해 좌파 독재의 장기집권이나 획책하는 것이 현 정권"이라며 "불법과 반칙도 모자라 빠루와 망치 등 폭력까지 동원하며 패스트트랙을 강행해 국회를 파행시킨 민주당이 그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전가하려 이제 와 조건 없이 복귀하라는 후안무치한 주장을 펴는 것은 앞으로도 국회를 청와대의 부속기관으로 만들고 모든 법안을 정권 뜻대로 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심지어 자유한국당의 민생 투쟁에 쏟아진 국민의 목소리에 놀라 부랴부랴 유사한 여론 청취를 흉내 내다가 국민의 분노한 목소리에 당황한 민주당 아니던가"라며 "야당 대표를 겨냥해 아직 3년 가까이 남은 대선용 투쟁이라고 호도하는 자체가 머릿속에 국민의 삶은 없고 선거만 있는 현 정권의 민낯과 함께, 온갖 실정으로 얼마나 불안하고 자신 없는지를 보여줄 뿐이다"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현재의 국회 파행 원인을 놓고 거대 양당에 돌리면서도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좀 더 쓴소리를 가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질타하며 조건 없는 등원을 선언하라고 촉구한 바 있지만, 정국을 안정되게 이끌어야 할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심히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집 나간' 한국당이 국민의 걱정을 사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정작 국민의 원성이 자신을 향하는 줄 모르는 것은 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며 "민주당은 신임원내대표로 체제가 바뀐 지 보름도 더 지나고 있지만 과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과연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 사이에는 민주당이 국회 파행 사태를 속으로는 즐기고 있다는 말이 팽배하다. 국회 파행을 제1야당 탓으로만 돌리고, 야당의 일거수 일투족을 여당이 물고 뜯고 있기만 하면 능사인가"라며 "총체적 국정 난맥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만 있을 거라면 야당을 하지, 여당을 왜 하는가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선거제·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촉발된 여야의 극한대치 국면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추경 처리를 위한 5월 임시국회 소집은 사실상 물건너 간 상황인 가운데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차량 통제용 정지 팻말이 서 있다. 2019.05.26. jc4321@newsis.com

반면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한국당의 요구안이 "과하다"며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의 선거법 개정안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국회 정상화) 하지 말자는 거다. 그건 원점도 아니고 원원점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6차에 걸친 장외집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실종시키고 민생추경 논의는 뒷전에 놓은 채 상처주는 말들만 쏟아냈다"며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하지 않고 야외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것이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 아닐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외면하는 것은 민주당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민생을 외면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진솔한 마음으로 임하는 대화의 노력에, 한국당이 화답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해식 대변인은 "황 대표는 국회는 내팽개치고 사방팔방으로 다니면서 말로는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고 했으나, 결국 구름 속 같은 초월계로 떠다니다 종래에는 국가와 국민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십자형 레드카펫에서 메시아를 자처하는 한 편의 희비극을 보여주고 말았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가 진정으로 산불, 지진, 미세먼지 등으로 고통 받는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하고 시급한 추경안 처리와 민생법안 처리에 협력함으로써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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