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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책]바다행·나의 탄생·스포츠 이야기·나를 쫓는 천 개의 눈·외계인 앰프의 지구탈출 대작전

입력 2019.05.26. 09:29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바다행

어른들의 무관심과 폭력을 피해 거리로 나선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주변에서 결코 드물지 않은 청소년 가출 문제를 다뤘다. 작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새엄마의 무관심과 의붓오빠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피해 집을 뛰쳐나온 '신소미'와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 때문에 엄마는 집을 나가버리고 새엄마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김세명'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이야기하려고” 썼다.

소미는 우연히 편의점에서 빵을 훔치는 세명을 보고 불러 세워 빵 절반을 빼앗아 먹는다. 이내 갖고 있는 김밥을 선뜻 내어주며 집으로 가라고 채근한다. 세명은 그런 소미를 따라나서고, 둘은 어느 병원 지하실로 내려가 쌓아놓은 종이박스 안에서 지친 몸을 누인다. 그렇게 만난 세명과 소미는 거리 곳곳을 누비며 폭력을 휘두른 아빠가 생각 나도 혼자가 아니기에 즐겁다. 게다가 세명은 소미에게 가난한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는 초콜릿 사장이 되고 싶은 자기 꿈 이야기도 들려줄 수 있어 좋다. 소미도 붙임성 있고 밝은 성격의 세명이 싫지 않다. 거리에서 노숙한 지 꽤 된 소미는 그동안 험한 꼴을 여러 번 당할 뻔했고, 그날도 세명이 아니었다면 낯선 남자에게 끌려갈 뻔했다. 둘은 친 오누이처럼 서로를 보듬으며 거리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바다로 간 아이들은 무한한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며 방파제 끝으로 달려가 고함을 지르고 백사장으로 달려가 바다로 뛰어든다. 그러다가 세명은 문득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보지 못한 필리핀 출신 새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소미는 바다 앞에서 아빠에게 사랑받으려고 인정받으려고 애썼지만 지금은 죽고 없는 그 아빠를 기억 속에서 떠나보내고 자기 자신과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직감한다. 세명도 소미도 부모를 원망하는 동시에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꿈과 행복을 이야기하며 성장한다. 이진준 지음, 171쪽, 1만1000원, 문학과지성사

◇나의 탄생

자신에 대해 궁금한 12세 소녀의 일기를 담은 만화다. 2차 성징을 겪기 시작한 여자아이가 마주한 '나'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개성적인 그림으로 담아냈다. 주인공 '비올라'가 던지는 질문으로 자유로운 독후활동도 할 수 있다.

태어나기 전 내 모습은 어땠을지에 대한 비올라의 질문은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자신이 서로를 알지도 못했을 때에, 자신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점부터 시작된다. 어른이 보기엔 풋내기 짧은 역사여도 비올라는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자라난 과정을 회상한다. 비올라는 가끔 혼란스럽다.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말하는 나는 왜 이렇게 다른 것인지. 어떤 사람은 뚱뚱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살 좀 쪄야 한다고 말하고, 또 누구는 지극히 평균이라 말하고. 도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건지 싶을 때가 많다. 외모와 성격은 누가 결정한 걸까? 친구들의 유행과 각종 매체에서 말하는 주류를 꼭 따라야 하는 걸까? 도대체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질문은 때로 답 없이 연속된 물음표로 되돌아와도 괜찮다. 그 자체가 비올라만의 우주가 담긴 다이어리이기 때문이다. 안네테 헤어초크 지음, 카트린 클란테 그림, 김영진 옮김, 96쪽, 1만2000원, 비룡소

◇10대와 통하는 스포츠 이야기

스포츠를 즐기며 스포츠의 주인이 되기 위해 꼭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다. 스포츠 역사와 문화, 스포츠 속 불평등과 저항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사회를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스포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보다 스포츠를 볼 기회는 많다. 4년마다 여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찾아오고 그 중간에는 겨울 올림픽과 패럴림픽, 축구 월드컵,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스포츠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주인이 되기는 어렵다.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스포츠를 통해 사회를 배우며, 스포츠의 화려함 뒤에 은근히 자리하고 있는 차별, 편견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생각해본다.

1967년 복싱 영웅 무함마드 알리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병역을 거부했다. 그의 나라 미국을 비판하며 군 입대를 거부한 그는 재판에 회부됐고, 챔피언 벨트와 선수 자격도 빼앗겼다. 1972년부터 여성들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공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여자는 남자만큼 강하고 튼튼하지 않아서 장거리를 달릴 수 없다고 생각해 여성의 마라톤 대회 참가가 금지됐었다. 여자가 힘든 운동을 하면 다리가 굵어지고 아기를 낳지 못한다는 이상한 고정 관념도 있었다. 그러나 스포츠의 모습은 계속 변했다. 규칙, 기술, 문화도 달라졌다. 이제는 편견과 차별이 많이 사라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에 참여하고 있다. 탁민혁·김윤진 지음, 232쪽, 1만3000원, 철수와영희

◇나를 쫓는 천 개의 눈

영상기기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시사회를 만드는 물건인지, 범죄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인지 이야기한다. 범죄 예방과 생활의 편리를 위한 도구인지, 인권을 침해하는 감시와 통제의 도구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영상기기가 길찾기, 미아 방지, 치매 노인의 배회 감지, 실종 방지에 쓰이는 등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감시 카메라가 많다는 것은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이다.

치매기가 있는 동민의 할아버지가 집을 나가 버리고, 경찰과 구조대원, 식구들이 할아버지를 찾아 나섰지만 밤늦게까지 할아버지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 다음날, 드론이 하늘을 날며 폐교 조회대에 있는 할아버지를 찾아내고, 할아버지는 위치추적장치가 달린 손목시계를 찬다. 한편, 동민이의 반 친구 대용이가 친구들의 몰카를 단톡방에 올려 문제가 된다. 단톡방에 있던 친구들 아무도 그것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진다. 대용이는 몰카를 단톡방에 올린 게 무슨 문제냐고 맞서고, 동민이네 반은 아수라장이 된다. 학부모들까지 이 문제를 알게 되면서 큰 문제로 발전하고, 동민이 엄마를 비롯한 많은 학부모가 교실에 감시 카메라 설치를 원한다. 서석영 지음, 주성희 그림, 131쪽, 1만1000원, 내일을여는책

◇외계인 앰프의 지구탈출 대작전

어린이을 위한 과학동화다. 주인공 '잭'이 '외계인 앰프' 지구탈출 대작전을 수행하면서 어느 새 과학이 재미있어진다.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과학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지구 탈출 과학 실험실'을 통해 어린이들이 스스로 병 로켓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배기가스를 아래로 빠르게 밀어내면서 생기는 추진력으로 움직이는 로켓의 구조를 이해하고, 물리적 힘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과학이 어렵고 따분한 잭에게 파란 꼬마 외계인 앰프가 나타난다. 앰프는 엘드 행성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하기 위해 보낸 정찰대원이다. 하루 빨리 엘드 행성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우주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고 앰프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잭과 올리비아가 나섰다. 우주선을 고치려다 과학실험실 대폭발 소동을 벌이고, 몇 번의 실험 실패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병 로켓을 완성했다. 앰프의 우주선을 싣고 하늘로 치솟은 병 로켓, 과연 잭과 올리비아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네이트 볼 지음, 매키 패민투안 그림, 박서경 옮김, 184쪽, 1만3000원, 상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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