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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구독경제…소비자는 시간절약, 업체는 단골확보

입력 2019.05.24. 06:00 댓글 0개
품질 검증된 생필품, 일정 주기로 정기배송
쇼핑 시간 아끼고 무겁게 들고 올 필요 없어
업체는 충성 고객 잡아두는 '록인 효과'
(사진=롯데멤버스 리서치플랫폼 라임 2019 트렌드픽)

이예슬 기자 = 생수, 휴지, 세제, 기저귀, 쌀…고가의 소비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필요한 생활필수품들이다. 떨어질때쯤 주기적으로 집 앞에 배송된다면 수 십 가지의 브랜드 사이에서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지 않고도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 정기배송, 구독경제 열풍이 불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꾸준히 쓰는 생필품들을 소비자가 굳이 신경쓸 필요 없이 떨어지기 전 보내주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 소모품을 쇼핑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업체 입장에서는 반복적인 구매를 하는 고객을 확보한 것이니 '윈윈'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장보는 시간을 줄이고 생활 편의를 누리기 위한 정기배송 서비스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롯데멤버스 리서치플랫폼 라임 2019 트렌드픽에 따르면 현재 정기배송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가량이 앞으로 서비스를 신청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매번 주문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된다는 응답이 69.0%로 가장 많았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생활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물건을 고르는 일에까지 시간을 투입하는 것을 더 이상 그만하고 싶다는 얘기다.

(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쳐)

집 앞까지 물건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육체노동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응답이 46.5%로 그 뒤를 차지했다. 정기배송의 대표 품목인 휴지, 생수, 쌀 등은 부피가 크거나 무거워서 오프라인으로 장을 본 뒤 집까지 직접 나르는 것은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심적 불편함을 해소해 줄 수 있다는 의견도 43.1%였다. 제품의 품절이나 배송 예약 마감 때문에 초조해 하지 않아도 되고, 늘 쓰던 물건이라 이미 스스로 검증을 끝마친 상품이다보니 물건의 품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은 정기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생필품 카테고리가 강점인 쿠팡은 2015년부터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저귀나 분유를 주기적으로 배송하기 시작하면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서비스 이용 회원은 꾸준히 늘어 현재 40만명 수준이다.

CJ ENM 오쇼핑 부문도 홈쇼핑 업계에서는 최초로 생리대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정기배송을 선택하면 6% 할인과 무료배송 혜택이 제공된다. 이 회사는 연내 정기배송 전용 사이트를 오픈해 정기결제를 자동화하는 동시에, 배송 상품군도 확대해 충성 고객을 잡아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올 초부터 가정식 반찬 판매 업체 '라운드 키친 7'과 손잡고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치류, 볶음류, 조림류, 전류, 국류 등 약 200개 메뉴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정기배송은 소비자들이 결제 상황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지 않을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격 변동 등에 있어서 사전 고지를 얼마나 하는지 여부에 따라 신뢰가 돈독해지거나 반대로 무너질 수 있다.

과거 쿠팡은 기저귀 정기배송에 있어 25% 할인을 내세운 뒤 할인율을 낮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그 뒤로 정기배송 품목의 가격이 변동될 경우 이메일이나 문자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자세한 안내를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상품이라도 상품 가격은 계속 변화하는데 가격 변동을 얼만큼 충실하게 잘 알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shley8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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