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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통화 유출 논란…"기밀 누설" vs "알 권리 침해"

입력 2019.05.23. 19:39 댓글 0개
靑 "통화유출, 한미 신뢰 깨는 문제…한반도 정세에도 악영향"
"국민 알 권리, 공익제보와 성격 분명 달라…유출자 누설 시인"
한국당 '강효상 지키기' 나서…"알 권리에 해당, 공익제보 성격"
靑 "휴대폰 감찰 과정, 불법 없다…유출자 감찰 결과 곧 발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김태규 홍지은 기자 =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이 현직 외교관을 통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는 23일 "3급 국가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기밀 발설 행위자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알 권리와 공익제보의 성격으로 규정하면서 '강효상 지키기'에 나섰다. 도리어 청와대의 유출 제보자 색출 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한미 정상통화 내용 유출 논란과 관련해 "이 사안은 한미 간 신뢰를 깨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3급 국가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 누설됐다"며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부정·비리를 알리는 공익제보는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 소식통과 국내·외 외교소식통의 정보를 종합한 결과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5월 일본 방문 직후 한국 방문을 요청했지만 즉답을 하지 않았다는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일부 거론했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을 열어 "강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형식·내용·기간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확정된 바 없다"고 정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외교부는 합동 감찰을 통해 주미 한국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는 외교부 소속 K씨가 강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 K씨는 강 의원의 대구 대건고등학교 후배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공무원 휴대폰 사찰 관련)에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자세히 공개해 논란이 됐던 강효상 의원이 휴대폰을 보고 있다. 2019.05.23. jc4321@newsis.com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외공개가 불가한 기밀로 분류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고 유출한 사람 본인도 누설에 대해서 시인했다"고 밝혔다.

정상간 통화 내용이 현직 외교부 관료를 통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강 의원 엄호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한미정상 간 어떠한 대화 내용이 오고 갔느냐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있지 않나 생각 한다"며 "이 정권의 굴욕 외교와 국민 선동의 실체를 일깨워 준 공익제보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휴대폰 감찰 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제보자 신원을 결코 밝힐 수 없음은 너무나 상식적인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밝힌 일인데 외교부 공무원의 휴대폰을 압수한 것이 촛불 정국에 가당키나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공익제보는 조직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과 비리를 공익을 위해 알리는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두 정상 통화 내용이 부정과 비리가 있는 공익 제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성=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열린 고성 산불 화재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위한 강원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23.since1999@newsis.com

또 "휴대폰 감찰 조사는 대상자의 동의를 받고 이뤄지는 것이라 전혀 불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직원 유출자) 인사 조치 관련해서는 조만간에 감찰 결과에 대해서 외교부에서 결과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강 의원은 감찰 대상이 아니다. 강 의원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한국당은 또한번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 이재민 보호소 방문 이후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의 자세는 지금 공익 제보 여부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본인들이 아니라고 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또 "야당으로서는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고, 그게 앞으로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에 있어 어떻게 될 것이냐 알기 위해서 우리로서는 최대한 노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도 "국민은 정상외교를 비롯해서 대통령의 모든 활동 내용을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며 "불리한 사실은 숨기면서 청와대가 알려주는 대로만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고민정 대변인이 9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말 일본 방문 후 귀국길에 한국을 들를 것'이라는 주장에 "방한 형식, 내용, 기간 등 전혀 사실이 아니며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2019.05.09. photo1006@newsis.com

정치권도 이번 논란에 대해 입장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번 유출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정부 부처의 정보관리 허술함을 지적하며 사뭇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부는 해당 외교관 및 연루자를 철저히 밝혀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도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유출한 공무원은 일벌백계해서 다시는 향후 국가기밀이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강 의원과 해당 공무원은 절차에 따라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외교부의 허술한 정보 관리 체계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며 청와대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kyustar@newsis.com, redi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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