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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입으로 먹을 수 있다’
입력 2019.05.23. 17:51 수정 2019.05.23. 17:51 댓글 0개하루하루 바쁜 일상에서 불규칙하고 짧은 식사시간에 더해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어떻게 씹어서 삼켰는지도 모를 정도로 급하게 그리고 습관처럼 식사를 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특히 음식을 씹어서 삼키는 기능에 대해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매 끼니마다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지언정 어떻게 먹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런데 노인복지관이나 요양시설을 방문해 보면 식사는 생활 프로그램처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충분한 여유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느긋한 식사시간으로 인해 천천히 씹고 삼키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식사하는 도중에 잠시 쉬거나 또는 기침을 하는 노인 분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씹어서 삼키는 당연한 동작조차도 근력과 기력이 쇠약한 고령자에게는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음식을 먹는 과정은 가장 먼저 음식을 음식으로 인식한 후에 입에 넣고 씹은 다음, 삼키기 좋은 형태로 입안에서 만들어진 후, 삼켜서 인두와 식도로 통과하는 단계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입으로 먹을 수 있다’라는 의미는 음식물을 인지하고 씹고 삼켜서 소화기관으로 보낼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를 포함한다.
그런데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나 전체적인 신체의 기능 및 근력이 저하된 경우, 치아의 결손으로 저작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혀나 근육의 움직임이나 기능의 저하가 있는 경우, 소화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잘 씹거나 삼키기 힘들거나 또는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오연(잘못 삼킴)’이 발생할 수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식사도중에 간혹 오연으로 인한 사레가 발생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정상적으로는 기침반응을 통해 오연된 음식물이나 침을 뱉어내는 반면, 고령자의 경우는 근력저하와 기도점막 감수성 감소로 인해 ‘사레들지 않는 오연’ 즉 ‘무반응성 오연’이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큰 문제가 된다.
2013년 연구에 의하면 노인의 34%가 삼킴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령환자에서 잘못 삼킴은 기도폐쇄를 일으켜 질식을 유발하거나, 폐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노인의 사망원인 4위였던 폐렴이 3위가 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2006년에는 10위였으나 2015년부터는 4위로 급증하면서 폐렴의 원인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폐렴의 원인은 흔히 감기에 의한 바이러스성 폐렴을 주로 떠올린다. 하지만 고령자에서 발생되는 세균성 폐렴은 주로 오연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70세 이상 노인환자에서 오연에 의한 폐렴은 70세 이전의 환자에 비해 6배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구강위생이 불량한 고령 환자들에서 삼킴장애는 폐렴의 원인이 되므로 더욱 철저한 구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즐거움은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만약 입으로 먹을 수 없다면 삶의 질은 현저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인구의 7%가 65세 이상 노인인 경우를 고령사회, 14%가 노인인 경우가 고령화 사회, 20%가 노인인 경우를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 사회이며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여자는 86세, 남자는 80세로 기대수명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제·산업·복지·교육·문화 등 사회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야기되고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면서 의료, 복지 서비스에서의 정책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고민 또한 요구되고 있다.이런 고령화 시대의 의료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추어 치과치료도 충치치료나 잇몸치료와 같은 질병 중심의 치료에서 이제는 구강기능회복과 재활치료로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신건강은 구강건강으로부터 시작된다. 건강하고 청결한 구강환경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노인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초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면서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내원하기 힘든 고령환자들의 포괄적 의료지원 시스템이 구축되고 구강케어를 포함한 체계적인 지역의 커뮤니티 케어 프로그램이 운영됨으로써 더 많은 고령자들이 100세에 이르기까지 ‘입으로 먹을 수 있다’라는 쉽지만 어려운 목표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건강칼럼] 무릎 퇴행성 관절염 늦지않게 관리하세요 골관절염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점차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에 따라서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부른다.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편으로 우리 몸의 모든 관절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무릎관절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걷거나 달리는 등 보행 시에 자주 쓰이는 것은 물론 인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유전인자,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영향을 준다. 육체노동자나 운동선수들이 관절염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관절에 병을 앓았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즉 반드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다. 호르몬 때문이다. 50대가 넘어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그렇게 되면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을 폐경기 여성들이 차지하는 이유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이 적고 근력도 약하기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가 높아져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등의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인다.무릎 골관절염의 대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이 뻣뻣해져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관절 운동 시 마찰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관절 모양이 변형돼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주로 안짱다리로 변한다.치료는 초기 자세교정, 식생활,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한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부하가 상당히 감소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강직을 개선해준다. 다음 단계는 약물치료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보통 진통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무릎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등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주사는 피해야 한다.이렇게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자꾸 좁아지고 통증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에서 중등도의 골관절염의 경우 관절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닳아 부서진 연골 부스러기(관절유리체)를 제거한다. 최소한의 피부 절개로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O'자 다리와 같이 관절의 정렬이 좋지 않고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 중 한 부분에만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절의 정렬을 바꾸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체중이 가해지는 부위를 변경해 덜 상한 관절면을 쓰게 하는 수술이다. 이로도 해결이 안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골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그만큼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고도비만의 경우 정상체중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적절한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무릎을 구부렸다 펴기, 선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기 등의 동작을 평소 꾸준히 한다.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관절에 좋다. 단 등산이나 달리기, 점프 등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골관절염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건강한 관절을 되찾기 쉽지 않다. 평소에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고강열 광주선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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