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독재자

입력 2019.05.22. 17:54 수정 2019.05.22. 17:54 댓글 0개
김옥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독재자의 사전적 의미는 권력 기구와 조직 체계를 갖춘 독재 정치에서 시민들의 판단력과 말, 행동을 통제함으로써 권력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독재자의 판단이 편협하거나 불합리해도 그것을 멈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거기에 폭정으로 가면 나라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국민의 생명은 위험에 빠진다.

독재자는 일반적으로 민족과 국가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을 탄압한다. 특히 국민의 불만을 비껴가려고 의도적으로 반대파를 탄압하는 경우도 많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파괴적인 독재자였다. 히틀러는 모든 야당과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야만적인 세계 지배와 유대인 제거라는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나치 정권을 통해 자유와 법치를 짓밟고 독일 시민을 비밀경찰 게슈타포 등으로 철저하게 통제했다. 독재의 민낯을 감추기 위해 아리안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유대인을 향한 학대 감정을 부추겨 용서받지 못할 만행을 저질렀다.

스탈린도 마찬가지다. 그는 국민들의 저항을 통제하고 사상을 감시하려고 비밀경찰제도를 도입해 ‘대숙청’을 강행했다. 그의 눈 밖에 난 사람은 어떤 이유로든 처형 당하거나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이는 비단 외국만의 사례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독재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에서 목하 ‘독재자’ 논란이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39주년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진짜 독재자 후예의 대변인을 하고 있다”고 대응하고 나서 독재자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왜곡·폄훼 등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과 막말을 일삼고 있는 그들에 대한 날선 지적에도 반성은 커녕 본질을 회피하고 본말이 전도된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구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누구인지 특정해 말한 적도 없다. 도둑이 제발 저리듯 궁지에 몰려 말꼬리를 잡아 감정 풀이하는 우스꽝스럽고 꼴 사나운 모양새다. 국민을 위한 정치 수준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한심할 따름이다.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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