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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정난 "여배우, 나이들수록 좀 더 온화해져야 한다"

입력 2019.05.21. 19:21 댓글 0개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열연
결혼은 NO! 연애는 몰라도···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어느덧 데뷔 29년째인 김정난(48)은 연기력과 미모를 두루 갖춘 타고난 연기자다.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를 마친 그녀는 극중 장현성(49)과의 러브라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결혼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결혼하기에 솔직히 지금 늦었다"며 "내 나이에 결혼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정말 좋은 사람이 생기면 길게 연애하지 않을 것 같다"며 "서로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남자친구가 있어도 같이 사는 건 곤란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혼자 사는 게 재미있다. "싱글로 혼자 사는 즐거움을 알고 있어 누구랑 같이라면 너무 불편할 것 같다"며 "결혼을 상상해봤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신경쓰였다. 보고 싶을 때 만나서 밥 먹고 놀면 되지 굳이 한 집에 살아야 되나. 그런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연애가 싫지는 않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진 않지만 연애에는 열려 있다"며 "상대를 봐서 설렘이 생기는데 '연애는 안 돼'하고 닫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프로 정신이 있는 남자가 좋다. "자기 일에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좋다"며 "일할 때는 미친듯이 일할 줄 알아야 상대의 일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해줄 수 있을 거 같다. 일할 때는 일하고, 같이 놀 때는 놀더라도 그런 신념이 있으면 좋겠다. 나이를 들수록 외모보다는 세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취미도 맞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학병원에서 축출된 외과의사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사활을 건 수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 범죄수사물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15일 시청률 13%로 막을 내렸다. 3월20일 첫 방송부터 종방까지 32차례 수목극 1위를 기록했다

김정난은 여대생 살인교사 혐의로 수감 중인 재벌가 사모님 '오정희'를 연기했다. 주인공인 외과의사 '나이제'(남궁민)의 조력자가 된 인물이다. 첫회에서부터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파격적인 모습과 중앙지검 형사부장 '정의식'(장현성)과의 러브라인으로 극의 감초 구실을 했다.

1991년 KBS 탤런트로 데뷔한 김정난은 KBS 2TV 수목극 '아스팔트 내 고향'(1991)부터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2018)까지 드라마는 물론, '나비'(2001)부터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2) 등 영화,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1995)부터 '진실X거짓'(2018) 등 연극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이병헌(49), 손현주(54), 노현희(47)와 KBS 동기다. "스무살 때 만난 동기들은 완전 아줌마와 아저씨가 됐다"며 "여자 동기들의 경우 아기를 키우다보니 경단녀가 된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사실 나는 일과 결혼을 맞바꿈한 셈"이라고 한다.

베테랑이지만 연기는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 "시청자의 수준도 높아지고 콘텐츠도 많아지고 연기 잘하는 배우도 많다보니 현재 내 연기력을 넘어서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을 수 없다"며 "다음엔 더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고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해서 맘이 무겁고 그래서 연기가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과 이번 '닥터 프리즈너'가 연속으로 성공했다. "배우들도 이런 장르물을 해보는 기회가 생기고 너무 좋다"며 "내 나이 또래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역이 많지 않아 이런 장르물이 없었다면 지금도 이모, 고모 역을 할 것이다. 그래서 할 때마다 그 기회가 소중하고 그 기회에 정말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예전보다 절실해졌다"는 자세다.

잘 늙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특히 여배우는 늙을수록 좀 더 온화한 사람이 되야 한다. 그렇게 늙고 싶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따뜻해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많이 웃고 싶다."

스트레스 없는 삶을 지향한다. 인터뷰 내내 얼굴을 아파할 정도로 많이 웃은 그녀는 "굿 라이프를 사는 것이 누구에게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며 "어릴 때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늙는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스트레스가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 정신이 완전히 육체를 지배한다. 이제 마음 내려놓기 연습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웬만한 일에 화내지 않고 성내지 않는다"는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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