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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소줏값 올리고 도수 낮춰 추가 이득"

입력 2019.05.21. 17:25 댓글 0개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하이트진로가 알코올 도수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소주 가격은 인상해 이중으로 이익을 얻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1일 소주의 원가 및 하이트진로의 손익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7.2도에서 최근 17도로 낮춘 점을 감안할 때 소주 1병당 주정의 양이 61.9㎖에서 61.2㎖로 줄어들면서 원가가 0.9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해 참이슬 후레쉬가 10억병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하이트진로는 이 같은 도수 하락으로 약 9억원의 비용을 절감해 추가 이익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 제품의 출고가격을 1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가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서 원가절감 효과를 누려왔지만 이를 출고가에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점에서 이중으로 이익을 얻었다는 게 물가감시센터의 지적이다.

하이트진로가 맥주사업의 부진을 소주 가격 인상으로 충당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의 재무현황에서 소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대비 지난해 11.3%로 큰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맥주사업 부문의 경우 2017년과 지난해 각각 289억원, 20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3.9%, -2.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이트진로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지적됐다. 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은 2016년 130%, 2017년 300%, 지난해 224%로 코스피 배당성향이 34.9%, 코스닥 배당성향이 31.0%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주주의 이익만 고려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감시센터는 "지난달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이번엔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뒤를 이었다"며 "주류업계에서는 세법 개정 이전에 미리 가격인상을 단행해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또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당국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가중되지 않는 주류세 개정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이 개정 이후 정확히 세금의 인하분 혹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jk7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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