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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베이스볼] 제9대 KIA 감독은 누가 될까?

입력 2019.05.21. 08:31 댓글 0개
성적 책임지고 자진 사퇴한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 드립니다.

5월 20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이경호 차장,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이경호(이하 이): “제가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기 하루 전인, 지난 주 수요일(15일) 광주에서 KT 위즈-KIA전 경기를 취재했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임시주장 안치홍에게 스승의날 선물을 받는 김기태 감독의 표정이 참 무겁게 보였습니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했는데 극도로 타인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김 감독 성격대로 결국 결단을 내렸습니다. 우승 감독이 이렇게 또 작별을 했습니다.” 

-최익래(이하 최): “김기태 감독의 공과를 떠나서, 사퇴 발표 직후 그날 경기를 끝까지 지휘한 건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재우(이하 정): “결국 김기태 감독의 실패이자, KIA의 실패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KIA가 단행한 일련의 인사가 좀 ‘과격’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챔피언 팀에서 1, 2군 코칭스태프 변동이 너무 컸어요.” 

-이: “현장에서 들은 ‘우승 팀은 배팅볼 투수도 바꾸지 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당시 허영택 단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하고, 조계현 수석이 단장이 되면서 코칭스태프에 큰 변화가 뒤따랐습니다.” 

-정: “물론 김기태 감독도 50대로 접어들긴 했지만, 젊은 감독을 보좌할 좀더 경험 많은 코치들이 있었더라면 지난해 아쉬운 5위, 올 시즌의 급격한 추락에 어느 정도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 우승시스템에 준 변화와 그 결과 

-이: “박흥식 현 감독대행도 타격파트에서 공이 컸는데 그 과정에서 퓨처스 감독으로 이동했죠. 조계현 단장은 김 감독의 멘토이자 동반자로 5년 선배지만 수석코치시절 감독과 팀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에 굉장히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 공백은 계산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구단은 수석 출신 단장을 통해 더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했고 또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김기태 감독-조계현 수석’이 우승을 이끌었던 부분을 너무 쉽게 간과했다고 보여 지네요.”

-장은상(이하 장): “KIA는 최고 인기 팀이자 명문 구단입니다. 그러나 최근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한 경우를 찾기 힘듭니다. 조범현 전 감독은 2009년 우승을 했고 2011년 팀을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지만 사임해야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출신 선동열 전 감독 역시 재계약 발표 후 논란 끝에 물러났습니다.” 

-정: “김기태 감독의 사퇴에는 선동열 감독의 사퇴 당시 파동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고요. 적어도 구단 입장에선. 선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한 직후 팬들이 극심하게 반발했던 사태를 겪었던 KIA 프런트잖아요.”

KIA 박흥식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박흥식 대행은 정식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최: “향후 KIA 감독을 누가 할지도 궁금합니다. 쟁쟁한 레전드들이 모두 불명예 퇴진을 했으니까요. 아무래도 부담이 큰 자리일 것 같습니다.” 

-이: “올해는 박흥식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대행체제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 “‘대행’ 꼬리표를 떼기가 힘들잖아요? 그만큼 대행체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고요.”

-이: “만약 다시 연패가 시작되고. 순위가 더 떨어지고. 그런 상황이 오면 대행이 감당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을 텐데요.” 

-최: “KIA가 왜 올 시즌 전체를 박 대행 체제로 간다고 미리 못을 박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잡음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서다영(이하 서): “2015년이죠. 김기태 감독이 시즌 초 LG 트윈스에서 사임했을 때, 당시 LG는 대행임명 없이 차기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양상문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LG사령탑에 올라 가을야구 진출,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선전했었습니다. 이제 5월 중순인데 너무 빠른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강산(이하 강): “지금이야 대행체제에서 2승1패이니 큰 잡음이 없다고 하지만, 연패에 빠지기라도 하면 그때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정: “제가 보기에 그래도 박흥식 감독대행은 강단이 있는 편이라, 중심을 잡아줄 가능성이 있어요.” 

-이: “그릇이 큰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더군요.” 

-강: “2017시즌에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그랬고, 베테랑 감독대행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 “혹시 대행체제로 빠르게 전환 한 것은 현직 타 팀 코칭스태프를 시즌 종료 후 영입할 계획 속 결정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서: “아, 타 팀 코치. 순식간에 몇 명 얼굴이 스쳐 지나가네요.”

-정: “가능한 얘기죠. 최근 수년간 리그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떠올리면요. 감독의 조건 또는 자격을 살펴보는 것도 유의미할 것 같습니다. 10개 구단 사령탑의 프로필을 종합하면 의외로 윤곽은 뚜렷해요. 10개 구단 전체적으로는 40대 중반, 프랜차이즈 출신, 내야수가 압도적입니다.”

● 타 팀 인기 코치 vs 내부 육성 코치 

-최: “타이거즈가 원체 명문이다 보니까 출신 레전드가 곳곳에 포진한 것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인력풀이 굉장히 깊습니다.” 

-이: “KIA 내부에도 후보군이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큰 공헌을 세웠고 리더십 부분에서 좋은 평가가 따르는 젊은 코치들이 상당히 많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출신 포지션도 다양합니다.”

-은: “당장의 승격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팀 분위기 수습을 최우선시 하는 상황에서 내부 승진 물살이 일어나면 상황은 더욱 더 복잡해질 테니까요.” 

-정: “구단 밖으로 넓혀 봐도 돼요. 광주 출신, 40대를 키워드로 살펴보면 지금 다른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코치도 가능합니다.” 

-이: “아! 혹시. 프랜차이즈 출신에 내야수, 40대 중반…. 그리고 현역시절 레전드급 활약, 찬사가 쏟아지는 리더십, 참신함 등등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으로 종합점수 1위인 인물이 광주와 ‘가까운’ 연고지 구단에 코치로 있네요. 특히 이분은 투수 출신이기도 합니다. 감독으로는 최고의 스펙을 갖췄네요.” 

-정: “하하 그러네요. 투수출신이기도 하네요.”

LG 이종범 코치. 스포츠동아DB

-강: “지금 이천에 계신 레전드 이름도 떠오릅니다.”

-서: “이종범 LG 코치는 KIA 감독 후보군으로 항상 꼽히니 실명으로 거론해도 될 것 같습니다.”

-강: “상징성으로 따지면 이종범 코치 만한 인물도 없는데 선 감독 사례가 있어서…. 더더욱 피부로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프랜차이즈, 슈퍼스타, 레전드의 쓸쓸한 퇴장. ‘이종범’이 KIA 팬들에게 비난받는 상황을 보고 싶진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은: “이종범 카드는 상당히 파워 있어 보이지만, 선수로서 구단과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점은 변수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이: “사실 구단과 마지막에 어떻게 작별했느냐가 감독 선임 때는 굉장히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됩니다.” 

-정: “불과 수년 전 은퇴 과정에서 구단을 크게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전력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구단 내 평판도 역시 감독 선임의 중요한 고려 요인이니까요.”

-이: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작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선임발표 때는 여러 뒷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혁신적인 사령탑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도 떠오릅니다.” 

-정: “그러고 보니 히어로즈가 감독 선임은 잘하네요.” 

-최: “염&장.” 

-정: “히어로즈에서 한수 배울 필요가 있겠네요.” 

-은: “결국에는 성적인데, 사실 KIA는 지금 리빌딩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독이 든 성배인데, 누가 적임자일지 참 어렵겠네요.” 

-정: “최근 10년간 KIA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또는 명장 감독들이 취임했는데, 시각을 한 번쯤 바꿔 볼 때도 된 것 같아요.” 

-강: “박 대행 승격 카드도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긴 하죠?” 

-정: “박 감독대행이 지난해부터 2군 선수들을 지도했던 점도 리빌딩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은: “대행…. 5강을 가면 정규직 전환 기회가 있으려나요?” 

-강: “저는 90% 이상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5강안에 드는 건 엄청난 기적이라고 봅니다.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정: “100경기 남겨둔 시점에서 지휘봉을 잡았는데, 딱 6할 승률이면 돼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최: “KIA는 2004년 사태의 재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당시 유남호 대행이 역대 대행 승률 1위로 가을야구를 이끌었습니다. 성적은 26승1무18패·승률 0.591이었습니다. 몇몇 팀이 내려오면서 ‘5강5약’ ‘1·2부리그’ 판도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 “LG 트윈스는 분명히 5월을 시작하는 시점만 해도 2위였는데, 어느덧 5위까지 밀려났어요. 윌슨은 심지어 5월 3경기에서 2패만 기록했어요.” 

-최: “그래서 주중 롯데 자이언츠-KIA 3연전이 흥미로울 것 같아요.”

-이: “KIA는 리그 흥행을 이끌어야 하는 팀입니다. 그만큼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무척 궁금합니다. 김기태 감독, 당분간 푹 쉬면서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다음 주 더 흥미로운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스포츠동아 야구팀]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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