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교육 주체 모두가 불편해 하는 ‘스승의 날’

입력 2019.05.15. 18:54 수정 2019.05.15. 20:00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스승의 은덕을 기리고 교권 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스승의 날’이 천덕꾸러기다. 스승에 대한 은덕은 고사하고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까지 교육주체 모두가 골치 아픈 날로 전락한 듯 하다. 이제는 스승의 날하면 쉬쉬하며 모른 척 넘어가는 신세가 돼 버렸다.

세태를 반영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폐지히고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의미가 퇴색해버린 스승의 날 대신 교육 주체 모두를 위한 교육의 날로 정하자는 거다.

근래 들어 스승의 날 위상이 어떤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씁쓸한 내용이다. 일선 학교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스승의 날을 재량 휴업일로 정해 휴업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 86개 초·중·고교가 15일 휴업에 들어가 스승의 날에 정작 스승이 보이지 않았다. 휴업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등의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나온 방안이다. 이쯤되면 교육 주체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스승의 날을 매년 기려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의 전환이 필요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식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가르침에 대한 자긍심을 제고할 장치 마련을 고민해 봐야 한다.

오죽했으면 교사들이 스승의 날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겠는가. 요즘 교사들은 “교권 추락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고 호소중이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초·중·고 교원 87%가 “교권이 바닥이다”고 답했다. 실추될대로 실추된 교권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주체여야 할 교사들이 나서서 스승의 날 폐지를 주장하는 세태가 분명 정상은 아니다. 교사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들까지 불편함을 느끼는 스승의 날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스승의 날을 언제까지 법정기념일로 기리고 기억해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단순한 기념일 보다는 교원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시킬 방안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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