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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시민들 시신, 이곳에서 소각됐다”
입력 2019.05.15. 17:32 수정 2019.05.15. 17:32 댓글 1개505보안대·통합병원 잇단 방문
“진압작전 계획되고, 시체는 태워”
5·18민주화운동의 미제(未題) 중 하나인 행방불명자 문제가 풀릴까.
주한미군 501 정보여단 정보요원 김용장씨와 전직 505 보안부대 허장환 수사관이 전날에 이어 5·18에 대한 증언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1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의 505 보안부대를 방문했다.
지금은 버려진 채 쓰레기와 잔해들로 가득한 이곳에 1980년 5·18 당시 허씨가 근무했던 사무실이 있었다.
실제로 허씨는 보안부대 위병소 왼쪽에 있는 2층 한 사무실을 가리키며 자신이 근무했던 ‘국보위 특명반 사무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두환이 광주를 찾기 하루 전인 5월 20일 사살 명령이 내려왔고 같은날 505 보안부대 통신실에서 ‘자위권 구사 발포 사살 합의’라는 보고 전문을 직접 봤다고도 했다.
보안대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과 그의 보안사령부가 5·18 기간 동안 광주를 폭도의 도시로 만들고자 기획했고 공수부대에 직접 지령을 내리는 등 계엄군의 현장 지휘부 역할을 해왔다.
또 5·18을 전후로 끌려온 수 많은 시민들을 지하실에서 고문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내란 음모로 엮는 공간이기도 했다.
허씨는 “이곳에서 민주인사들이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며 “5월 16일부터 신군부의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기획·실행됐다”고 밝혔다.
허씨는 “5월 16일 서남의 대공과장이 대공처장으로부터 광주 진압 지시를 받고 부대에 복귀해 부대장에게 보고한 직후 예비 검속자 명단을 공개했다”며 5월 18일 집단 예비 검속이 사전에 계획됐음을 증언했다.
또 “이곳에서 공수특전여단에 지령을 단독으로 내렸다. 부대원들이 모르게 정호용 특전사령관과 최세창 등에 직접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당시 시민과 민주인사를 무차별 고문했던 505 보안부대 지하실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자기 발로 걸어서 나온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국군통합병원 보일러실을 찾았다.
이곳은 5·18 당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행방불명자들이 소각됐다고 지목된 곳이다.
허씨와 김씨는 보안사가 병원 보일러실을 보안목표로 지정한 것, 인가를 받은 군인만 출입할 수 있고 굴뚝 주변에 삼중 철조망과 사격구가 설치된 것, 방호시설로 보기 어려운 굴뚝을 군인이 지킨 것, 보일러실 주변을 벽으로 막아두고 보안부대 파견 사무실 2곳이 병원에 위치한 것, 인근 민가에서 그을음으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는 증언을 들며 보일러실이 시신 소각 장소로 사용됐다고 추정했다.
두 사람은 “굴뚝의 규모가 병원 크기에 맞지 않게 크게 만들어졌고 외부 출입도 엄격하게 통제됐다”며 “정권찬탈의 목적으로 5·18을 기획한 신군부의 선동·진압·은폐한 정황이 드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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