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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사격 부정은 양심·역사·국민 배신"

입력 2019.05.13. 16:01 댓글 0개
헬기사격 목격한 광주시민들, 전두환 형사재판 증인 출석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회고록을 통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씨의 형사재판이 열린 1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당시 헬기 사격 피해자들이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5.13.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자기 양심에 배반하는 일이고 역사와 국민을 배신하는 엄청난 잘못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진실이다."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1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렸다.

39년 전 참상을 목격했던 시민들이 이날 재판에는 증인으로 출석하기 앞서 헬기 사격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며 전 씨를 규탄했다.

5·18 당시 적십자 구호활동을 도왔던 이광영(66)씨는 "차량을 몰고 월산동 로터리 인근을 지나다가 헬기가 차량을 향해 집중 사격을 한 뒤 지나갔다. 차량 동승자들은 다치지 않았지만, 인근 인도에 총상을 입은 학생들이 많았다"면서 "그들을 차에 싣고 적십자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적십자 활동을 계속 하던 중 구시청 사거리에서 잠복해 있는 공수부대의 소총 총격을 받았다. 척추에 총상을 입어고 지금까지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현애(61·여)씨는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건너편을 지나다, 헬기에서 쏜 총탄에 맞았다"면서 "전일빌딩 위에 헬기가 떠 있었는데 몇 초 만에 탄환이 날아왔고 주변 사람들이 쓰러져 숨졌다. 엎드린 뒤 피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남씨는 "(총탄을) 몸 속에 담고 있다가 얼마 못 가 하반신이 마비돼 총탄 제거 수술을 했다. 빼낸 총탄은 미 무기과학연구소로 보내져 분석됐고, 총탄 파편 원본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미국 무기실험연구소는 남씨 몸에서 나온 파편이 '지름 최소 6.5㎜ 이상의 자동기관총에서 발사된 총탄 일부'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한편 전 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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