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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건설경기 살려낼까…실적개선 vs 미분양증가

입력 2019.05.10. 06:00 댓글 0개
2022년 7만 가구 시작으로 순차적 분양
건설사, "일거리 부족…신규택지 늘어 긍정적"
주택경기 침체 '미분양' 우려도…주민 반발 걱정
교통대책·산업단지 조성 계획 실현될지 지켜봐야
【고양=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가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했다.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 3기 신도시는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으로 결정됐다. 사진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모습. 2019.05.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공급할 주택 30만 가구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키시면서 침체된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주택을 공급할 택지지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미분양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2기 신도시보다 입지가 좋아 호재가 될 수 있으나 확실한 교통대책이 동반하지 않는 이상 주택경기를 반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지구에 5만8000호, 중소택지에 5만2000호 등 11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차 3만5000가구(2018년 9월 발표), 2차 15만5000가구(2018년 12월), 3차 11만가구 등 수도권에 공급할 3기 신도시 택지지구 76곳의 선정이 완료됐다.

3기 신도시를 위한 택지 선정이 끝남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22년 7만 가구를 시작으로 입주자 모집에 들어간다. 이후 2023년에 6만7000가구, 2024년 5만8000가구, 2025년 6만1000가구, 2026년이후 4만4000가구 등 순차적으로 분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중소규모 택지는 올해부터 주택사업승인 등을 거쳐 2020년부터 분양에 들어간다.

증권업계는 3기 신도시 계획이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시장이 전반적인 분양물량 감소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신규택지 공급정책은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실적을 견고하게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역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물량이 적고 공공택지도 많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30만 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가 조성되면 일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보였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건설과 관련된 규제도 많고 민간택지 개발 분양도 어려워서 공공택지로 몰릴 수밖에 없는데 공공택지 물량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그런 와중에 3기 신도시 계획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경기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다만 주택경기는 여전히 침체돼있고 정부는 건설업계를 향한 규제의 칼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 3기 신도시 계획만으로 건설경기가 반등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회사는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기 때문에 택지지구에 입찰을 해서 땅을 확보하는 과정 자체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2기 신도시 분양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에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확실한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아 '미분양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 건설사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고 있긴 하지만 벌써 2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안 좋은 여론이 나오고 있고 토지 보상 진행되는 것도 지켜봐야 한다"며 "오히려 자칫하면 미분양이 발생해 건설경기를 흔들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C 건설사 관계자도 "주택경기가 전국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라서 분양이 안 되면 건설사들도 힘들기 때문에 쉽게 공급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 내에서 신규 공급이 필요한 상황인데 3기 신도시로 얼마나 수요가 분산될 지도 의문이고 교통대책도 하겠다고 해놓고 계획뿐이라 건설경기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일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당장 건설경기를 부양시키기에는 교통 대책, 지족도시 건설 등 해결해야할 장기적인 과제들이 산적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기 신도시로 수도권에 공급되는 물량이 30만 가구인데 이 정도면 서울 자치구 2~3개만큼의 규모이기 때문에 그간 주택을 공급할 택지가 부족했던 건설업체에겐 긍정적인 소식"이라면서도 "입지가 좋아 분양은 되겠지만 새로 입주하는 수요를 감당할 교통 대책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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