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母 통해 현대사 아픔 그리는 ‘애꾸눈 광대’

입력 2019.05.08. 11:06 수정 2019.05.08. 11:06 댓글 0개
8일~11일 궁동예술극장
내달 7~8일 亞문화전당
위안부·한국전쟁·오월 등
겪어낸 어머니 일대사 그려

9년째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애꾸눈 광대’가 올해 새로운 레파토리의 연극으로 선보여진다.

연극 ‘애꾸눈 광대’가 8~11일 오후 7시 30분 궁동 예술극장, 다음달 7일 오후 7시30분·8일 오후 4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2에서 공연된다. 이번 연극은 현대사의 회오리를 온몸으로 겪어낸 어머니의 일대사를 그린 ‘엄니, 고맙고 미안하요!’로 꾸며진다.

올해 작품은 SNS 등을 통한 시민 공모에 접수된 총 40개의 제목 중 선정된 것으로 극본과 예술감독은 이지현씨가, 각색과 연출은 김민호 동신대 교수가 맡았다.

연극의 줄거리는 이씨의 어머니는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15세에 시집을 왔으나 남편이 일본으로 징용을 떠나고 만다. 1945년 가을에 부상을 입고 귀국한 남편은 6·25전쟁을 겪게 된다.

낮에는 군인과 경찰에, 밤에는 빨치산에 시달리다 빨갱이로 오인받아 고초를 치른다. 불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어머니는 5·18을 마주하게 된다. 큰 아들은 부상을, 둘째 아들은 연행을 당한다.

폭도라는 누명에 고통스러워할 때 딸이 서울에서 내려오자 어머니는 딸이라도 시집을 보내야겠다는 간절함에 망월동 구 묘지번호 114번 민병대 열사의 큰 형인 민병남과 반강제적으로 결혼을 시킨다.

하지만 1983년 묘지 이장 음모에 휘말려 딸이 먼저 세상을 등지고, 어머니는 정신병 등으로 삶이 피폐해진다. 그러나 큰 아들의 감옥 뒷바라지를 위해 노점상을 이어오던 어머니는 2015년 딸 곁으로 떠난다.

‘애꾸눈 광대’는 지난 2010년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해 시작돼 9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오월 작품이다. 80년 5월 투쟁의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후 민주투사가 된 5·18부상자동지회 초대회장 이지현(예명 이세상)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예술적 요소를 가미시킨 연극이다. 당시, 30년이 지났지만 진상은 밝혀지지 않은 채 오히려 왜곡, 폄훼하는 풍토를 좌시할 수 없던 이씨가 연극으로 5월 광주를 알리겠다는 열정으로 시작했다.

처음 ‘애꾸눈 품바’는 어설픈 성대모사, 마술, 난타, 코믹댄스, 품바 등의 장르로 풀어낸 1인극이었다. 이후 2011년 ‘애꾸눈 광대 29’로 선보였다가 2012년, 5월 어머니회 회원들 앞에서 ‘애꾸눈 광대’로 본격 등장했다.

이씨는 “초창기에는 전답을 팔아서 시작한 후 수많은 난관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응원 덕분에 좌절할 수 없었다”며 “광주문화상품을 위한 디딤돌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작년까지는 광주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해 2012년 10회, 2013년 23회, 2014년 23회, 2015년 30회, 2016년 20회, 2017년 20회, 2018년 20회 등 총 151회의 공연을 마쳤으며, 5·18민주화운동 기념공연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일본 오사카 공연을 갖기도 했으며 2017년과 2018년 11월에는 국회의사당서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14일부터 동성고등학교 등 중·고등학교 순회공연을 12차례 갖고 7월 24일과 25일, 다시 궁동 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문의 010-4190-5180.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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