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작은 성공을 경험한 아이가 큰 성공을 이룹니다

입력 2019.05.07. 08:43 댓글 0개
김경란의 교육칼럼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아기 코끼리를 기둥에 묶어 키우면 코끼리는 성장한 후에도 기둥을 뽑지 않은 채 작은 기둥에 묶여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요? 어린 코끼리는 멀리 가고 싶지만 아무리 힘을 쓰고 도망가려해도 기둥이 너무 단단하게 박혀있기에 시도만 할 뿐 도망가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둥을 뽑고 멀리 도망가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결국 기둥을 뽑을 수 없다는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둥에 묶인 채 큰 코끼리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기둥을 뽑을 수 없었던 아기 코끼리는 기둥보다 수십 배 몸집이 커진 큰 코끼리가 된 이후에도 더 이상 기둥을 뽑으려 하지 않게 됩니다. 

혹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아닐까요? 오로지 자녀가 잘 크기를 바라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으로 자신의 발달보다 훨씬 앞선 선행학습을 하면서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새로운 학습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감을 경험하기 보다는 오로지 잘 하지 못할까 두려움을 지닌 아이로 키우고 계신 것은 아닐런지요? 마치 어린 코끼리가 너무 단단하게 박힌 기둥을 뽑지 못한 경험 때문에 덩치가 다 커버린 코끼리가 되어서도 자신보다 너무나 작은 기둥을 뽑으려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기둥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자신의 작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아이는 성공에 대한 경험을 하고 이렇게 작은 성공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자녀의 짐을 조금씩 덜어주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비가 오면 비를 피하도록 돕고 바람이 불면 온 몸으로 바람을 막아주어 자녀는 따뜻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평소 일상에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책임지고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부모님은 자녀가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조금씩 도움을 주고 자녀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여 자녀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해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면서 전적으로 부모님이 도움을 주던 일들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자녀가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회를 주십시오.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갈 때 꺼내준 바지를 혼자 입도록 기다려줍니다.

자녀가 양말을 혼자 벗을 수 있다면 다음에는 바지를 입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시간에는 부모님이 단추를 끼워주겠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큰 단추 한, 두 개쯤은 아이가 애를 쓰면서도 혼자서 채워보도록 한다면 점차 작은 단추도 끼울 줄 알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처음 해볼 때는 작은 재미로 시작하겠지만 이런 일들을 통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차 많아지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처럼 별 것 아닌 듯한 작은 일에서도 자신의 능력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이 하는 경험을 통해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님은 지속적으로 자녀가 성취한 일들에 대해 자녀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점차 더 어렵고, 더 힘든 일을 할 수 있는 힘은 지금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더 큰 일들에 대한 성공을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김경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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