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생물학적 여성 혹은 코스프레

입력 2019.04.29. 17:59 수정 2019.04.29. 17:59 댓글 0개
조덕진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주필

‘성의 도구화’. 치욕스럽고 모욕적인 이 단어를 다시 입에 올려야하다니 참담하다.

과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를 ‘성’을 ‘도구화’해 짓밟아온 국가 범죄세력의 후신들이 또 다시 성을 도구화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33년전, 고문경찰 문귀동은 노동운동을 하는 여학생을 체포해 성고문을 가했다. 이를 문제삼자, 적반하장으로 ‘정부를 곤란하게 하기 위해 성적 수치심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피해자를 성까지도 도구화하는 인물로 여론을 조작했다. 전두환 정권과 당시 여당 민주정의당은 여론 호도의 주인공들이다.

그곳에도 소위 ‘여성’국회의원이 있었다. 허나 어떤 여성국회의원이 국가 성범죄를 당한 그 어린 ‘여성피해자’를 위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연대는 고사하고 인간적 관심이라도 보였다는 소식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들리지 않는다. 유전을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후신들이 이번에는 21세기 대명천지에 ‘성을 도구화 하고 있다’는 강한 비난과 비판을 받고 있다. 그것도 ‘여성’국회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을 완력저지하면서 ‘여성의원이 막아야돼’라며 ‘여성’의원을 전진 배치 시켰다. 그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여성 인권보호에 진력해온 여성단체들이 들고 나섰다. ‘성폭력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고.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0여개의 여성단체들이 연대 성명을 통해 “여자의원 들어가라고’라고 부추긴 자유한국당 계략에서 비롯됐다”며 “해프닝을 성추행 프레임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 신체를 이용해 성폭력 피해 주장을 한다는 것이 소위 ‘꽃뱀’이다. 전후맥락을 살펴보면 소위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꽃뱀론’을 확인시킨 셈이다. 심각한 반인권범죄이자 여성에 대한 더러운 인권침해가 아닐 수 없다.

여성단체가 “미투운동의 정신과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여성을 당리당략의 소모품으로 일삼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적반하장이다. 전후맥락은 뺀 채“여성단체들이 성추행자를 옹호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자신들의 성인지가 높은 양. 과연 그런가.

지난 2017년 이구영 작가가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를 재해석한 작품 ‘더러운 잠’을 내걸자 소위 ‘여성’ 의원이라는 이들이 여성인권 운운하고 나섰다. 당시 행사를 주도한 국회의원에게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라며 ‘분노’했다. 박근혜를 지키기 위해 다른 여성은 짓밟아도 아무렇지 도 않은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인 이 자가당착의 ‘여성’의원들. ‘여성인권’은 필요에따라, 이해에 도움이 될 때만 전가의 보도로 써먹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의 고통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것은 물론 인권을 짓밟아서라도 이해를 관철시키는 행태라니. 이들이 언필칭 여성인권 운운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참아내기 어렵다.

그 ‘훌륭한 여성’의원들의 행태가 행여 가진 것 없는, 사회적 약자의 처지에 있는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꽃뱀’으로 내모는 비난과 손가락질의 근거로 작용할까 무섭다.안될 일이다. 죄값은 지은 자의 몫이어야 한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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