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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너진 양현종, 무거운 1만 5093구의 무게

입력 2019.04.26. 21:55 댓글 0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결국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양현종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4볼넷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팀의 9연패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허사였다. KIA는 4-8로 패했다.

양현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O리그 통산 370경기 120승 81패 1655이닝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성기를 극심한 타고투저가 찾아온 2014년부터 보냈다는데서 더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처참하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6경기 5패 30⅓이닝 평균자책점 8.01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타고투저가 좀 완화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충격적인 부진이다.

사실 양현종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을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팀의 에이스를 맡다보니 많은 이닝을 던져야 했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년간 933⅔이닝을 기록해 같은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기록했다. (2위 소사 885이닝)

투구수 역시 1만 5093구를 던져 같은 기간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2위 유희관(1만 4450구)과는 643구가 차이났다. 

2017년 한국시리즈 역시 양현종이 혼자서 이끌다시피해야 했다. 2차전 122구 완봉승으로 시리즈 첫 승을 따낸 양현종은 5차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세이브를 따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냈다. 에이스가 마무리 하는 한국시리즈 우승은 아름다웠지만 122구 완투를 한 투수가 3일 휴식후 마무리로 등판하는 것은 분명 무리한 등판이었다.

어쩌면 올 시즌 양현종의 부진은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조짐은 지난해 8월부터 있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8월부터 등판한 8경기에서 4승 3패 44⅔이닝 평균자책점 6.04로 좋지 않았다. 올 시즌의 부진은 지난해 후반부터 있었던 부진의 연장선상일 수도 있다. 

이날 양현종은 5개의 삼진 중 3개를 직구로 잡아냈다. 분명 공에 힘은 남아있다. 하지만 날카로운 제구나 변화구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양현종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감보다는 휴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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