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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회, 원주민 시위대 들여 토지소유권 등 논의

입력 2019.04.26. 06:32 댓글 0개
보우소나루의 원주민 보호구역 탄광개발에 반대
전국 원주민 대표 3일간 야영 농성
【브라질리아= AP/뉴시스】브라질 전역의 원주민 보호구역 대표들이 24일(현지시간)부터 부족별로 국회의사당 앞에 막사를 세우고 3일 동안 토지자유 캠프 행사를 벌이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브라질의 원주민 대표들 150여명이 25일(현지시간) 국회에 입장해서 의원들과 함께 토지소유권, 원주민 지역의 환경보호문제 등 현안을 의논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극우파 정부의 보호구역내 탄광개발과 담당 부처 이관 등 여러 정책에 반대해 온 원주민 대표들은 해마다 3일 동안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 앞에서 거행하는 연례 항의집회 "토지 자유 야영캠프"의 두 번째 날에 국회 청문회에 초빙되었다.

이에 따라 전국 여러 부족들 대표는 전통적인 인디언 깃털 복장과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칠한 얼굴로 하원에 진입해서 청문회를 참관했다. 원주민 출신의 전직 환경장관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마리나 시우바도 함께 참석했다.

1000명이 넘는 원주민 대표들은 신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원주민 보호구역 내에서 탄광개발 확대와 농기업들의 대규모 농장을 확대한다는 공약을 실천하는 데에 반대해서 24일부터 국회의사당 잔디밭에 텐트를 세우고 항의집회를 벌여왔다.

전 부통령 출마자이자 한 부족의 추장인 소니아 과자자라는 "가장 큰 쟁점은 토지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우리 원주민 땅을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에게 내주고 우리 천연자원의 탐사와 채굴까지 허용하고 있다. 우리는 헌법상의 재산권 뿐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라고 외신 기자들에게 말했다.

가톨릭계의 인권단체인 '원주민 선교위원회'(Indigenous Missionary Council)의 클레베르 부자토 사무총장은 "론도니아, 마토 그라소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는 이미 거대 농기업들의 농장이 들어선 환경파괴 지역에서 원주민의 땅으로 구획된 곳만이 그나마 생태계가 오아시스처럼 살아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는 올 1월1일 취임 즉시 원주민 지역 탄광채굴 및 기업농 시설 면허 전담부서를 종전의 원주민 전담기관 (FUNAI)에서 농무부로 이관하는 등 개발 공약의 실천에 나섰다.

【브라질리아= AP/뉴시스】 국회 청문회에 초빙된 브라질 원주민 대표들 가운데 한 사람이 셀카를 찍고 있다. 브라질 하원은 원주민 구역의 토지 소유권과 광산 개발 금지에 찬성하면서 보우소나루의 개발정책을 비판했다.

원주민측 국회내 로비그룹의 이반 발렌테 의원은 이 날 로드리고 마이아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면서 "대통령의 결정은 여우에게 닭장을 맡겨 관리를 시키는 거나 같다"며 항의했다.

의원 일부와 원주민 대표들은 보우소나루의 정책에 반대하고 원주민 구역 담당 부처를 원래대로 복귀하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의사당 안은 환경파괴 반대를 합의한 이들의 박수소리로 가득했다.

2017년 원주민의 시위 당시에는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는 옛 활과 화살로 대응하는 사태가 일어났었다.

그러나 올 4월25일에는 하원에서는 환경보호에 관련된 원주민의 미래의 역할에 대한 원내 토론이 벌어지고 상원에서는 브라질의 원주민들을 기리는 특별 회의가 진행되는 등 의원들의 지원이 이뤄졌다.

올해 원주민들의 항의 집회는 26일 시가행진으로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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