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뷔 40주년 정태춘 "소년같은 모습으로 노래할 나이"
입력 2019.04.25. 19:29 댓글 0개【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글을 쓰면서 내가 변화한 과정을 돌아봤다. 제3자적 입장에서 본다면 재밌었다고 할 수 있다. 책이 너무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수 정태춘(65)이 에세이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시집 '슬픈 런치'를 출간했다. 국내 대표적인 '음유시인'으로 통한다. 1978년 발매한 데뷔앨범 '시인의 마을'에 실린 '시인의 마을', '촛불'이 크게 히트하면서 단숨에 인기가수가 됐다. 토속적인 노랫말로 서정성 짙은 한국형 포크를 들려준다는 호평을 들었다. 1979년 MBC 신인가수상과 TBC 방송가요대상 작사 부문 등 상도 휩쓸었다.
부인 박은옥(62)과 함께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두 사람은 앨범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등을 발표하며 '한국적인 포크 음악'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 출간은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의 하나다. 부부의 삶과 음악을 돌아보는 자리다. 에세이집에는 주옥같은 노래가사와 미발표작으로 남은 노랫말이 글과 함께 실렸다.
'몇 시일까, 겨울비 내리는데/ 썰물처럼 가로등 불빛 꺼지고/ 아무도 떠나가지 않을 정류장/ 시내버스 모두 돌아오고/ 그 얼마나 먼 곳으로 헤매었니/ 이제 여기 변두리 잠시 닻을 내리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을 종점 역/ 그리움에 병 들었을 너/ 모든 시계들이 깊은 잠에 빠져도/ 네 먼 바다는 아직 일렁이고 있겠지/ 여기 끝 모를 어둠 깊어진대도/ 누군가 또 거기 작은 배를 띄우고/ 며칠일까, 오늘과 내일 사이/ 겨울비 그치고 별이 뜰 텐데/ 다시 떠날 차가운 아침 녘 조용히/ 너의 바다 또 널 기다릴 텐데'('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중)
정태춘은 "노래 가사를 글로만 읽는 건 좀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글들은 노래의 틀 안에서 음악적 어법으로 작성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음악 없는 가사 읽기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덧붙이게 됐다. 그간의 내 활동과 작업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나는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해왔다.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었다. 거기에 지금 시점에서의 내 이야기가 추가됐다."
첫 시집 '노독일처'가 15년 만에 복간됐다. 서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노래하며,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 시절이 힘들기만 하지 않고 즐겁기도 했다. 젊은 시절의 열정을,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음악 인생 40주년을 맞아 두 번째 시집 '슬픈 런치'를 냈다. "2003년부터 1년여간 시랍시고 짧은 글들을 썼다. 그중 앞부분이 '노독일처'라는 제명으로 이미 출간됐다. 그 후속 작업으로써 그 뒤의 나머지 글들을 정리했다. 변혁은 각성의 시대가 불러들이지 않고 최악의 상황이 영접한다. 모든 시대가 다 최악일 순 없다. 그런 시대는 적어도 한 세기씩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만났었다."
정태춘은 "노래가 감상이나 위로를 위한 역할, 더 나아가 선동의 역할, 도구적인 것으로도 이용됐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세월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노래에 담기는 내용부터 스타일까지 계속해서 변화하고 완성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이제는 아주 소년같은 모습으로 노래를 해야 하는 나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닐까 싶다."
sno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사라진 옛 전일방 '공중 정원' 복원 목소리 강하다 세종시 이응다리(금강보행교)는 차별적인 보행 경험을 제공하면서 단숨에 세종시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뉴시스 옛 전방·일신방직(옛 전일방) 부지 개발을 두고 '더 나은 공간'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와 시민단체에게 쏟아져 나왔다.당초 설계공모작에 있다가 도시계획심의 과정에서 사라진 공중 정원을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3만~4만평에 이르는 상가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여'를 활용해 도시미래관이나 대형전시장 등을 조성하자는 제안까지 다양한 개선점이 제기됐다.광주의 '핵심 전략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옛 전일방 부지 개발이 '뻔하디뻔한' 미니 신도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입체적 개발이 지구단위계획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전남일신방직부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옛 전일방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대한 주민 의견서를 제출했다. 광주시는 옛 전일방 부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앞서 지난 18일까지 주민의견을 청취했다.우선 시민대책위는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의 핵심 개념 중 하나였던 상부 광장(공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에서는 개발지 중심(어반코어)에 상부 광장을 조성해 35m 간선도로에 두 동강 난 부지를 입체적으로 연결했다.하지만 도시계획의 심의 과정에서 하부에 그늘이 진다는 이유로 상부 광장이 단순한 육교 수준으로 축소됐다. 하부에 이른바 '그늘'이 지면서 상가 이용 등에 방해가 된다는 게 이유다. 시민대책위 내 건축 관련 자문을 맡은 박홍근 건축가는 "현 계획안을 보면 축구장 하나 정도의 공중 데크(공중 정원)가 사라졌는데, 당초 공모설계작에 있는 공중 데크가 있어야 입체적 연결과 보행이 가능하다"면서 "공원 데크를 없애는 건 축구장 하나의 녹지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이 공중 정원에서 전망을 할 수도 있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면서 "세종은 이응다리(금강보행교)를, 포항은 스페이스워크를 통해 입체적 보행 경험을 주고 랜드마크가 됐다"고 말했다.시민대책위는 또 공원1 옆 상업시설 용지를 공원으로 편입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현재 계획안은 공원 1 옆 용지를 연도형(가로형) 상가로 개발하기 위한 상업시설 용지로 지정돼 있다.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옛 전일방 부지로 이어지는 대로변을 상가를 집중 배치해 가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광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사업 국제설계공모에서 덴마크 건축설계회사 '어반 에이전시'는 어반 코어(중심지)에 상부 공원을 조성하는 입체적 개발로 대로로 나뉜 공간과 공원과 연결을 시도했다. 현 계획안에는 크게 축소됨에 따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주시그러나 최대 10층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상가들이 도로와 공원 간 진입을 차단하고 시야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박 건축가는 "연도형 상가가 공원과 대로를 가로막는 방벽 역할을 할 것이다"면서 "그러면 핵심적인 역사문화 시설인 발전소와 물탱크, 공장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이어 "아파트만 해도 최근 담장을 치우는데 개발지의 핵심 공간인 공원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없게 해선 안된다"며 "용도 변경이 안된다면 공공이 사가지고 공원 일부로 개발을 하든가, 공원에 편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주상복합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3만~4만평에 이르는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가 면적을 공공기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현 조례상 주상복합은 의무적으로 상업시설 면적 15%를 확보해야 한다. 시민대책위는 막대한 상가 활용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원도심 상권의 블랙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자칫 공실로 인해 흉물로 방치돼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의 미래를 꿈꾸고 실현할 '도시미래관'이나 노동의 가치를 공유할 노동 또는 방직박물관, 마이스산업 경쟁력을 위한 대형 전시관 건립을 활용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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