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남도 석성」 비운의 삼별초 역사 간직한 최후 격전지
입력 2002.03.02. 10:55 댓글 0개
남쪽지방 해안 방어의 중요한 거점 역할
진도 가는 길은 참으로 멀다. 그래서 예부터 진도는 유배지였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었던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지만 유배지로 더 알려졌다. 그만큼 사람이 살기에 척박한 곳이었으리라. 그러나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사람들은 역사를 이루어 왔던 것이다.
그 유배지가 지금은 민족 전통문화의 보고(寶庫)로 자리 잡지 않았던가. 그런 진도 사람들의 겨울바다 같은 질기디 질긴 삶은 놀랍기만 하다. 그리하여 그들의 삶은 미진한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곡진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을까 싶다.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에 있는 남도석성도 마찬가지이다.
진도로 가는 날 눈이 오락가락 했다. 그래도 봄은 멀지 않은 듯 남도의 풍경은 내리는 눈속에서도 봄은 숨기지 못한 듯 했다. 진도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20㎞ 정도 가면 남도석성 표지판이 있고 곧바로 왼편으로 난 1번 군도를 타고 2.5㎞ 정도 가면 남도석성이 나온다.
남도석성은 고려 원종 때 배중손 장군이 삼별초군을 이끌고 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이 성을 쌓고 최후까지 격전을 벌였다고 전해지는 성이다. 진도가 우리민족 전통문화의 보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진도의 환경 때문이었다. 진도 사람들은 거친 바다와 싸워야하는 척박한 환경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자주 해안선을 넘나들면서 노략질을 일삼는 왜구의 등쌀을 견뎌내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그리하여 이곳 사람들은 왜구의 등쌀을 견디다 못해 모두 섬을 버리고 인근 영암과 해남으로 옮겨갔다가 조선 세종 19년(1437)에야 고향으로 돌아오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때 지금 우리가 보는 석성을 쌓아 왜구의 침입에 대처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이곳 성 앞의 남도포는 진도 동쪽에 있는 금갑포와 함께 제주도 등 남쪽으로 드나드는 중요한 포구(浦口)여서 이 남도석성은 해안 방어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것이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숙종 9년(1683)에 현재 전라남도 위도와 가리포에 수군진관이 설치되었을 때 이곳 남도진은 가리포진관에 딸린 수군의 근거지가 되기도 하는 등 진도를 지키는 중요한 성이었던 것이다. 멀리 나지막한 산 너머는 물론 바다다. 그렇게 바다와 맞대어 있는 이 남도석성은 성으로써의 온전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지금도 성안에는 민가가 수십 호 있고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옛 성문을 통해 드나들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 서 있는 석성은 아무 보잘 것 없는 성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근의 배중손 사당에 들려 건물보다 더 높은 배중손 장군의 동상을 보고 비운의 삼별초 역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곳 석성에서의 답사는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석성 위로 올라가 한바퀴 천천히 걸어보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내리는 눈보라가 그 옛날 이곳에서 보국(保國)의 기치를 올리고 왜구와 싸웠던 선현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지금은 연륙교가 연결되어 있어 느낌이 덜하지만 그래도 진도는 섬이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는 동안 주위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다는 그냥 공짜로 우리에게 주어진 땅이 아니란 걸 알겠다.
심홍섭(소설가·화순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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