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당신의 단톡방은 안녕하신가요?

입력 2019.04.25. 17:38 수정 2019.04.25. 17:38 댓글 0개
김현주의 무등의시각 무등일보 정치부 차장

“네 소식은 사진으로 접했다”

지인에게 온 메시지 한통에 ‘움찔’했다. 무슨 사진을 봤냐는 질문을 던져놓고 대답이 돌아오기까지 2~3초가 몇 년 같았다.

몇몇이 함께하는 메신저 대화방에 올라온 여러사진 중에 우연히 ‘내가’ 담겨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움을 전하고자 생각고 한 연락이었다.

허나 정작 메시지를 받은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부른 적 없는 두려움이 파고들었다. 어떤 상황에서 피사체가 됐는 지, 이 사진을 공유한 사람들은 누구일 지, 꼬리를 문 질문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 순간 ‘정준영 단톡방’이 오버랩됐다.

가수 정준영과 승리 등 평소 친분이 있었던 이들이 웃고 즐기며 나눴던 대화는 세상에 공개 되자마자 심각한 범죄로 등극했다.

그들의 대화 기록들은 물증이 됐고, 대화방은 범죄 현장이 됐다.

친목으로 포장됐던 대화방에서는 성관계 불법 영상물이 촬영, 유포됐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발언들이 경쟁하듯 쏟아졌다. 몰래 찍은 영상을 돌려보며 여성들을 물건 취급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만 봐도 절로 혀가 차진다.

이들의 잘못된 역사관과 비뚤어진 성관념은 단체방에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되레 불법을 자행하고 공유함으로써 이들은 연대감과 정체성을 확인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중 어느 누구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류는 커녕 배틀이라도 하듯 불법을 부추기기까지 하는 모습은 대화방에 고스란히 남았다.

이런 일은 비단 정준영 단톡방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단톡방을 통한 ‘성희롱’ 문제는 대학가에서도 문제가 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한 대학 동아리 단체방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순위를 매겨 논란이 됐다. 메신저가 생활화되면서 다수와 대화가 가능한 단톡방 이용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개인당 사용하는 단톡방 만해도 수 개에서 수십 개에 달할 것이다. 단톡방의 파급력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언제, 어디로든 ‘전파’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앞서 언급했듯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면식도 없는 이들의 조롱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만으로 끝없는 공포감과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의 단톡방에서도 대화와 사진, 영상을 통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특히 무리에 섞이고자 불법을 지적하지 못하고 방관, 동조하는 사이 공범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단체방에 불법정보를 유통하는 것만으로도 생성한 사람들과 동일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사이버상의 허위 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초 유포자뿐만 아니라 중간 유포자도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말미암아 단톡방 매너에 대해 다시한번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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