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힘없는 아파트경비원 의정보고회 강제동원 의혹

입력 2019.04.24. 18:44 수정 2019.04.24. 20:39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이 시대의 아파트 경비원들은 대표적인 ‘을’이다.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자치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하수인이기도 하다. 물론 거주자들과 자치위 관계자들이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비원들은 부정할 수 없는 ‘을’상태의 피고용인에 다름없다.

그런 애잔한 경비원들이 이번에는 광주권 한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에 강제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시 비정규직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자신들이 근무하던 광산지역 아파트 경비원 중 일부가 이같은 호소를 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 7명(2교대, 24시간 근무)은 지난 9일 오전 6시~7시 사이 다른 조와 교대한 뒤 같은 날 오후 2시 열린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광산구갑)의 의정보고회에 전원 참석했다.

당일 휴무였던 경비원들은 퇴근한 지 5시간만에 주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보고회장을 찾았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주민자치회장·경비반장의 지시로 보고회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비원은 이날 의정보고회에 참석하느라 한 달 전에 약속했었던 가족 모임을 취소해야 했다. 이 경비원 가족은 ‘아버지는 밥줄이 끊길까봐 참석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아파트에 게시했다. 센터 관계자는 “주민자치회장의 말 한 마디에 생존권이 달려있는 경비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의 품을 팔았다. 자치회장·경비반장은 경비원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자치회장은 이와 관련해 “동창 사이인 김의원 친동생의 부탁으로 경비반장에게 경비원들이 시간이 나면 의정보고회에 참석해보라고 권고했을뿐 동원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측도 “보고회 참석을 강요한 바 없다. 이 같은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 해당 아파트 주민이 내부 도로 재포장을 요구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고회를 가진 것이”고 해명했다.

김의원측과 자치회장 등의 해명에도 의혹은 남는다. 의정보고회에 특정인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을’의 입장에 있어 거절하기 어려운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의혹을 살 일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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